The APICULTURAL SOCIETY OF KOREA
[ Minireview ]
Journal of Apiculture - Vol. 37, No. 3, pp.265-274
ISSN: 1225-0252 (Print)
Print publication date 30 Sep 2022
Received 15 Sep 2022 Revised 18 Sep 2022 Accepted 27 Sep 2022
DOI: https://doi.org/10.17519/apiculture.2022.09.37.3.265

겨울 세대 일벌의 생산 시기와 환경 분석: 월동폐사 문제 고찰

정철의1, 2, * ; 배윤환3
1안동대학교 식물의학과
2안동대학교 농업과학기술연구소
3대진대학교 생명화학부
Production and Characteristics of Witner Generation Honey Bees, Apis mellifera: Discussion with Overwintering Failure
Chuleui Jung1, 2, * ; Yoon Hwan Bae3
1Department of Plant Medicals, Andong National University, Andong 36729, Republic of Korea
2Agricultural Science and Technology Research Institute, Andong National University, Andong 36729, Republic of Korea
3Division of Life Science and Chemistry, Daejin University, Pocheon, Gyeonggi 11159, Republic of Korea

Correspondence to: * E-mail: cjung@andong.ac.kr

Abstract

Winter is the most risky period for honey bee colonies especially in temperate climate region with severely harsh cold temperature. Compared to summer generation, winter generation honey bees live longer ap. 5 months and regulate the colony temperature in the range of 7 and 25°C with expense of food store during summer. The paper reviewed some experimental works on the timing of winter bee production, physiological characteristics of winter bees relative to summer bee, size and quality of winter bee social structure for the successful overwintering. Also, the importance of integrated management of ectoparasitic mites, Varroa destructor and Tropilaelaps mercedesae was further discussed. Some future research questions relative to the severe weather phenomena were suggested.

Keywords:

Weather, Winter bee, Overwintering, Temperature regulation, IPPM

서 론

인류는 이미 1만 여 전부터 꿀벌과 긴밀한 관계를 형성하며 꿀벌이나 양봉산물을 이용해 왔다 (Ruttner, 1988; Roffet-Salque et al., 2015; Jung, 2022). 우리나라 재래꿀벌 (Apis cerana)은 고구려 초기에 인도에서 중국을 거쳐 들어왔다는 기록이 있다 (Jung, 2014). 양봉꿀벌 (Apis mellifera)은 1900년대 초반에 독일인 선교사 구걸근에 의해서 최초로 도입되었다는 보고가 있다 (Jung and Cho, 2015). 최근 꿀벌은 기후 변화, 질병 등의 외부적 스트레스로 인한 피해를 받고 있으며 (Choi et al., 2010; Jung and Lee, 2018), 특히 2021∼22년 겨울 전국적인 월동 꿀벌 폐사 및 실종이 보고되었다 (경향신문, 2022.03.31. https://www.khan.co.kr/environment/environment-general/article/202203310600031). 꿀벌의 월동폐사 및 실종으로 인한 문제는 전 세계적으로 발생하고 있다 (Potts et al., 2010; Williams et al., 2010; Steinhauer et al., 2018). 꿀벌은 사회성 동물이면서 초개체 (superorganism) 집단을 이루어 생활한다. 월동기간 역시 추운 외부 환경에 대항하여 둥지 내에서 월동봉구 (winter cluster)를 형성하여 따뜻하게 겨울을 난다. 월동에 성공하기 위해서는 꿀벌의 유전 및 적응, 저장식량, 월동환경 등이 중요하다고 알려져 있다 (Doke et al., 2015).

꿀벌집단 중에는 유전적으로 월동 성공률이 높은 집단이 정해질 수 있다. 오랜 시간 동안 추운 환경에서 서식하거나 겨울 환경이 열악한 지역에 적응한 꿀벌 유전집단들은 최악의 환경조건에서도 월동에 유리하다고 볼 수 있다. 그러나 우리나라의 경우, 다른 나라에 비해 여름과 겨울의 온도차가 극단적으로 나타난다. 따라서 단순히 추운 겨울뿐 아니라 더운 여름도 잘 견뎌야 한다. 또한 우리나라는 기후변화 속도가 가장 빠르게 나타나는 기후변화 핫스팟에 속하는 지역이기에 (Choi et al., 2018), 꿀벌의 환경 적응력은 더 높은 수준으로 요구된다. 대체로 우리나라 양봉농가에서는 월동 봉세를 2∼5 소비로 유지한다. 월동 봉세가 중요하지만 그 봉세를 구성하는 겨울벌의 구성이 더 중요할 수 있다. 겨울벌은 월동하기 위해 벌통 내 새로 태어난 꿀벌집단을 의미한다. 특히 월동봉구 형성 시기에 겨울벌과 여름벌의 구성비는 매우 중요하다고 알려져 있다 (Doke et al., 2015). 최근 국내에서 시설 내 월동과 월동 감시에 관한 연구도 진행되고 있다 (Kim et al., 2021; Park et al., 2021).


겨울벌 생산 시기

꿀벌은 생리-생태적으로수명이 15∼45일 정도로 짧은 여름벌과는 수명이 5개월 이상되는 겨울벌로 나누어 볼 수 있다 (Doke et al., 2015, Fig. 1). 수명이 짧은 여름벌은 대개 연령의존적 노동분화 (age-specific labor division)가 이루어지고, 물론 이러한 노동분화는 호르몬과 체내 조직과 기관의 성숙도와 연결되어 있다. 또한 화밀과 꽃가루 등을 모아서 충분히 저장해 두어야 먹이가 부족하거나 불량 환경에서도 지속 생존이 가능하다. 반면, 수명이 긴 겨울벌은 저장된 먹이를 바탕으로 월동집단 (월동봉구)의 온도 및 환경 조절을 통해 긴 겨울을 생존해 나간다. 따라서 일장 및 온도 등을 통한 자극이 꿀벌집단에서 여름벌에서 겨울벌의 생산으로 체계 변화를 유도하게 된다. 겨울벌이 만들어지면 꿀벌은 봉군 내에서 먹이저장, 산란 및 육아 등의 불필요한 에너지 소모 감소, 공간 재조정, 봉구 형성 등이 일어난다 (Seely and Visscher, 1985).

Fig. 1.

Hypothetical distribution of cohort mean longevity of honey bee workers in temperate region such as in Korea. Here, cohort means the group of individual born in the same date.

Cherednikov (1967)는 여름철에 인위적으로 일장을 줄였더니 애벌레를 물어내거나 죽이는 동족살해 (cannibalism)가 증가하고 일벌의 체내 지방체 축적이 증가하고, 혈림프에 지방과 단백질 축적이 많아지는 등 겨울철의 생리적 상태와 비슷하게 만들어진다고 보고한 바 있다 (Fluri and Bogdanov,1987). 또한 여름벌봉군을 저온에 노출했을 때 8일 안에 외역벌의 JH (Juvenile hormone, 곤충의 유약호르몬) 함량이 뚜렷하게 감소한다는 보고가 있다 (Huang and Robinson, 1995). 그러나 후속적으로 좀 더 세밀한 연구가 진행되지 않았다. 온도 및 일장에 따른 겨울벌의 생산 과정에 대한 연구가 필요하다. Mattila and Otis (2006)는 가을철 단백질 공급원의 단절이 겨울벌 생산에 매우 중요함을 역설하였다. 즉 가을철 화분떡의 공급은 오히려 겨울벌 생산에 부정적 영향을 줄 수 있다는 점이다. 따라서 가을철 월동먹이의 공급에서는 9월 말에서 10월까지 탄수화물 공급은 충분히 해주어도 좋으나 단백질 공급은 가능한 10월 중순 이후는 자제하는 게 좋다 (Doke et al., 2015). 이는 영양학적 측면보다는 꿀벌 애벌레가 없는 상태가 실질적으로 겨울벌로의 전환에 도움이 된다는 뜻이다. 꿀벌은 대부분 페로몬으로 의사소통을 하는데 벌통 내 유충이 존재하지 않으면 유충페로몬이 방출하지 않게 되고, 따라서 유충의 먹이확보를 위한 외역활동도 줄어들게 된다 (Jung et al., 2011). 반대로 가을철 유충페로몬 분비가 왕성하면 일벌들은 빠르게 먹이활동을 하고 유충을 양성할 단백질 먹이 등을 확보하기 위한 노력이 왕성해지므로 봉군에서 외역활동을 하는 벌들이 늘어나게 된다. 그러나 한겨울에 유충페로몬이 발산된다면 겨울벌은 육아벌로, 외역벌로 생리적 전환이 이루어지고 부가적인 노동이 요구되기 때문에 노동으로 인한 수명 손실을 보게 된다. 또한 외역벌들의 발산하는 외역봉페로몬 (ethyl oleate)은 어린 벌들이 빨리 외역봉으로 전환되는 것을 방지하게 된다. 즉 겨울벌을 한참 생산하는 시기에 충분한 외역봉이 있어야 새로 태어나는 겨울벌들이 외역활동 준비를 하지 않고 육아벌 상태로 겨울철 월동준비가 가능해지는 것이다. 여름세대 일벌의 수명은 약 15∼45일, 겨울세대 일벌은 약 150일 이상으로 5배 차이가 난다.

통상적으로 꿀벌은 낮 길이가 짧아지기 시작하는 9월 23일 추분부터 겨울을 준비한다고 볼 수 있다 (Fig. 2). 선행연구에서 10월 중순부터 태어난 일벌은 수명이 약 150일인 겨울벌이라는 것을 나타내고 있다 (Mattila et al., 2001). 즉 9월 말부터 생산하기 시작하여 10월 중하순에 겨울벌이 성충으로 발생하지 못하면 겨울철에 봉세가 약해진 상태로 월동해야 하거나 12월까지 겨울벌을 계속 만들게 된다. 겨울벌이 본격적으로 만들어지기 전인 9월에 출방한 일벌들은 대개 11월 전에 수명을 마치게 된다. 꿀벌의 월동성공률을 높이기 위해서는 봉군의 세력 역시 영향을 미친다. 월동봉구의 크기가 작을수록 부피 대비 표면적 비율이 높아지는데, 이는 일벌이 열을 생성하더라도 잃어버리는 열의 양이 많다는 것을 의미한다. 반면 봉구의 크기가 크면 부피 대비 표면적 비율이 상대적으로 작아지기 때문에 발산열보다는 생산하는 열이 많기 때문에 보온에 유리하다. 따라서 봉구의 크기가 작으면 일벌이 봉군 내 온도를 유지하는 데 더 많은 노동력이 요구되어 일벌의 수명이 짧아지게 된다. Mattila et al. (2001)에 의하면 월동 봉세는 15,000∼20,000마리의 일벌이 가장 적당하다고 보고하였다.

Fig. 2.

Temperature fluctuation in 2021~2022 in Andong city, GB, Korea relative to the average annual temperature (1991~2020). This shows variability of higher (red) and lower (blue) compared to the average annual temperatures. Date from KMA (www.weather.go.kr).


겨울벌의 생리적 특성

여름철 일벌은 겨울벌의 역할을 할 수 없지만 겨울벌은 여름벌의 역할을 할 수 있다 (Doke et al., 2015). 이때 겨울벌 수명 역시 여름벌처럼 짧아진다. 이는 생리적 특성으로 표현할 수 있다. 꿀벌의 유약호르몬 (juvenile hormone, JH)은 꿀벌 애벌레 시기에 농도가 높다가 성충이 되면 낮아지는데, 성충이 점차 외역활동을 할 때가 되면 그 농도가 매우 높아진다. 따라서 꿀벌 성충의 몸속에 유약호르몬 농도가 높거나 유약호르몬을 생산하는 유전자 발현이 활발하다면 외역활동을 하게 된다는 것을 의미한다 (Huang and Robinson, 1995). 여름세대 외역벌에서는 JH 함량이 매우 높고 겨울벌은 낮다. 하인두샘 (hypopharyngeal glands, HPG)의 크기는 육아벌과 및 겨울벌이 크고, 분비는 육아벌이 왕성한 반면, 겨울벌에서는 저장과 항산화 기능을 하는 단백질인 비텔로제닌 (vitellogenin, Vg)과 혈림프 내 저장 단백질 함량이 매우 높아진다 (Doke et al., 2015). Vg는 지방체에서 생상되어 혈림프로 방출되는 전형적인 저장성 glycolipoprotein으로, 겨울벌의 지표이기도 하다. 겨울벌은 몸무게가 여름벌보다 20∼30% 더 무겁고, 양분저장 및 에너지 출처가 되는 체내 지방체 함량이 증가한다 (Fluri et al., 1982). 꿀들은 최악의 환경조건에서도 월동에 유리하다고 볼 수 있다. 그러나 우리나라의 경우, 다른 나라에 비해 여름과 겨울의 온도차가 극단적으로 나타난다. 따라서 단순히 추운 겨울뿐 아니라 더운 여름도 잘 견뎌야 한다. 또한 우리나라는 기후변화 속도가 가장 빠르게 나타나는 기후변화 핫스팟에 속하는 지역이기에 (Choi et al., 2018), 꿀벌의 환경 적응력은 더 높은 수준으로 요구된다. 대체로 우리나라 양봉농가에서는 월동 봉세를 2∼5 소비로 유지한다. 월동 봉세가 중요하지만 그 봉세를 구성하는 겨울벌의 구성이 더 중요할 수 있다. 겨울벌은 월동하기 위해 벌통 내 새로 태어난 꿀벌집단을 의미한다. 특히 월동봉구 형성 시기에 겨울벌과 여름벌의 구성비는 매우 중요하다고 알려져 있다 (Doke et al., 2015). 최근 국내에서 시설 내 월동과 월동 감시에 관한 연구도 진행되고 있다 (Kim et al., 2021; Park et al., 2021).


월동봉구 온도 조절

온도는 꿀벌 활동을 제한하는 가장 중요한 요인 중 하나이다 (Table 1). 우리나라 등 온대기후지역에 서식하는 곤충 중 월동태 곤충의 과냉각점 (동결온도)는 -23 ∼ -18°C이다 (Aryal and Jung, 2018; Qin et al., 2019; Muhammad and Jung, 2021). 그러나 꿀벌은 상대적으로 높은 온도인 -8°C 내외이다 (Muhammad and Jung, 2021). 이는 꿀벌은 다른 곤충류와는 다른 월동 생존전략을 가지고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 꿀벌은 봉군 내에서 집단을 이루어 온도를 조절하는 생존전략을 가지고 있기 때문이다. 꿀벌은 월동봉구를 형성하여 집단적으로 추운 겨울에 생존하는 기작을 가지고 있다. 월동봉구는 11월 중순에 외부온도가 3일 이상 10∼14°C로 낮아질 때 만들기 시작한다. 사회성 동물집단인 꿀벌의 봉군 온도 등 환경 유지는 사회 구조 유지 및 후세 양육에서 매우 중요하다 (Stabentheiner et al., 2010). 특히 절지동물인 꿀벌에서 온도의 항상성 조절은 애벌레 양육의 안전성 제고, 더운 여름 또는 추운 겨울의 대규모 집단의 생존율 향상, 이른 봄의 봉군 활동 개시 용이뿐 아니라 외역벌의 비행 전 체온 조절에도 큰 이득을 가져다준다. 이러한 온도 조절이 가능케 하기 위해서는 일벌 개체의 조직화된 온도 조절의 요구를 실현할 수 있는 메커니즘이 꿀벌 사회에 존재해야 한다. 즉 각 일벌개체들은 독립적으로 외부의 온도 환경을 감지하고 이에 따라 가온 및 냉방을 위한 행동반응을 조직적으로 수행해야 한다 (Simpson, 1961; Seeley and Heinrich, 1981). 추운 지방의 겨울철 온도 조절은 더 세밀해야 한다. 주로 성충으로 구성된 겨울벌들은 저장되어 있는 탄수화물 (벌꿀)을 섭취하고 가슴근육의 대사열을 방출하며 개체들을 겹겹이 둘러쌈으로써 열을 보호하여 일정 온도 이상을 유지하면서 긴 겨울을 보낸다 (Doke et al., 2019). 외부 온도가 14°C가 되면 봉구가 형성되기 시작하고 10°C가 되면 봉구의 외곽은 더욱 단단해지고 내부는 느슨해져서 움직임이 가능해진다. 온도가 내려갈수록 봉구의 크기는 작아진다. 월동봉구는 대부분 겨울세대 일벌로 구성되어 있으며, 벌꿀 섭취를 위해 내부의 벌들이 외부로 움직여야 하기 때문에 봉구가 조금씩 깨지기도 한다. 따라서 내부의 온도도 적지 않은 변이가 있다. 그러나 월동봉구 내부는 최소 13°C, 통상 20∼25°C는 되어야 꿀벌의 봉군 유지 활동이 가능한 것으로 알려졌다 (Southwick and Mugaas, 1971). 이른 봄부터 애벌레 양육이 시작되면 육아권 온도는 애벌레 생육에 적당한 30∼35°C를 유지하게 된다. 여름철 육아권 온도는 더욱 세밀하게 조절되어 한달 동안 33.3∼36.0°C를 유지하며 일일 변화는 0.6°C 이하라고 보고하였고 (Winston, 1987), 월동봉구 외곽은 7°C를 유지하게 되는데, 이는 꿀벌이 보통 7°C 이하의 온도에서 움직임이 급격히 마비되는 저온혼수 (Chill coma)에 빠지게 된다. 그 상태를 유지하면 수일 정도 생존이 가능하지만 체온이 더 떨어지게 되면 사망한다 (Eskov and Toboev, 2022). 또한, 봉구 내에서 비교적 내부는 온도가 높고 외곽은 낮아 겨울벌들이 자리를 교대하면서 열을 생성하게 되는데, 열을 안팎으로 보내기 위해 중간에 위치한 일벌의 가슴근육을 통해 주로 열을 만들게 된다 (Stabentheiner et al., 2010).

Temperature ranges limiting honey bee activities

봉군 내 가온은 일벌 개체들이 날갯짓 없는 가슴근육의 긴장과 수축을 통해 발산하는 대사열에 의존한다. 활동하지 않는 일벌의 체온은 주변 온도와 같다 (Eskova and Toboev, 2011). 꿀벌은 추위에 대하여 봉구 (집단) 밀도를 증가시키면서 표면적을 줄임으로써 열 손실을 방지한다. 중심에서 바깥쪽으로의 열 손실의 방향과 강도는 봉구의 밀도와 형태에 따라 달라진다. 열순환지수 (index of heat circulation) 역시 내부 열이 바깥쪽으로 어떻게 흘러가는가를 결정하는 지수인데, 밀도와 외부온도와 접하는 맨바깥층 (mantle)의 구성 방식에 의해서 결정된다. 또한 외부 온도의 변화는 봉구의 위쪽보다는 아래쪽에 더 큰 영향을 주게 된다, 따라서 겨울철 벌통 소문의 크기는 매우 중요한 의미를 갖는다. 봉구 내부에서 열의 순환은 개체 간 접촉에 의한 전도 (conduction), 기체열의 흐름에 의한 대류 (convection)에 의해서 일어나며 봉구에서 밖으로의 열 손실은 표면적과 외부온도의 차이에 의한 대류와 열방산 (thermal radiation)으로 인해 이루어진다. 그러나 대사가 왕성한 일벌의 체온은 매우 높다. 이때 열의 양은 대사를 위한 산소 소모량을 통해 추정할 수 있다. 날갯짓하지 않지만 가슴근육 수축을 할 때에도 비행 시와 비슷한 양의 대사가 일어나는 것으로 추정하였다 (Bastian and Esch, 1970). 따라서 봉군 내에 충분한 탄수화물이 저장되어 있으면 개체 간의 봉구형성과 가슴근육 수축을 통해 열을 만들어 낼 수 있다. 그러나 지나친 열 생산은 겨울철에 월동봉구 내부에 산란과 애벌레 양육을 초래할 수 있고, 이로 인한 겨울벌의 생리적 변화 및 추가적 노동의 증가는 겨울벌 집단의 생존에 긍정적이지는 않다. VanNerum and Buelens (1997)는 월동봉구 내 꿀벌의 산소 농도를 측정하였다. 봉구 내부의 산소 농도가 매우 낮고 이산화탄소 농도는 매우 높게 나타났는데 이는 호흡이 적어지면 생존기간이 길어지기 때문이다. 이는 외부온도가 너무 낮으면 꿀벌은 추워서 생존하지 못하고, 온도가 너무 높으면 생리대사가 활발해져 꿀벌 수명이 단축된다. 이는 결국 봄벌의 활동 및 번식을 방해하기 때문에 이를 막기 위한 일종의 생존전략이라고 볼 수 있다. 따라서 겨울철 꿀벌집단의 에너지 보존과 생존을 위한 전략은 효율적인 열 손실 방지 기작뿐 아니라 대사활동의 축소를 통한 에너지 소비전략이 포함된다. 여왕벌의 산란 중지 역시 이러한 기작의 한 단면으로 볼 수 있다


월동환경 영향

다양한 요인이 겨울철 꿀벌 봉군의 생존에 영향을 미친다. Steinhauer et al. (2014)은 미국에서 월동봉군의 폐사는 약한 꿀벌 봉세, 식량부족, 여왕벌 부실, 꿀벌응애, 농약 오염 등을 원인으로 지목한 바 있다. 국내에서 조사된 2011~2013 월동 성공률은 지역별 차이는 보였지만 평균 82.6% (75.1~91.5%)였으며, 약한 봉세가 38%, 응애나 노제마 등 병해충 25.6%, 먹이부족 11.2% 그리고 관리 부족이 25.2%로 보고된 바 있다 (Jeong et al., 2016). 그 외에도 기상, 소음과 진동, 동물의 침입 등 요인도 볼 수 있고 심지어는 너무 이른 봄벌 양성이 오히려 초봄에 꿀벌 폐사를 야기한다는 보고도 있다 (Stalidzans et al., 2017). 벌통 내 저장된 먹이의 양, 품질 및 접근성도 꿀벌 월동 성공의 핵심 요소이다. 따라서 양봉가들은 겨울이 오기 전 9월부터 충분한 양의 월동먹이를 저장할 수 있게 사양한다. 날씨가 추워지기 때문에 가능한 물과 설탕의 비율에서 물을 적게 제공한다. 이러한 월동 사양은 겨울벌을 양성하는 시기와 비슷하거나 조금 늦게 이루어진다. 다른 곤충류와는 달리 꿀벌은 높은 온도에서 월동하기 때문에 지속적으로 저장된 먹이를 섭취해 열을 발생시켜 월동하게 된다 (Tautz, 2008; Muhammad and Jung, 2021). 따라서 월동하는 꿀벌에게 저장된 식량은 결국 에너지 공급원을 의미한다. 비록 에너지 요구량은 여름철 외역활동에 비해 5% 내외이기 때문에 먹이 소모량은 1/20 정도이지만 장기간 지속적으로 접근이 가능한 먹이가 필요하다. 온도, 습도, 바람 등의 겨울철 기상환경, 병해충 등의 생물적 환경 및 잔류농약이나 외부 자극성 화학물질 등의 화학적 환경 역시 꿀벌의 월동에 영향을 미친다. 생물적 환경 요인 중에 기생성 응애가 가장 중요하다. 최근 국내에 침입한 작은벌집딱정벌레와 아직 국내 유입이 확인되지 않은 기문응애 등도 생물적 환경에 포함될 수 있다. 또한 겨울벌은 해충과 질병에 대한 더 높은 생태적 위압을 접하게 된다. 같은 개체들이 5개월 이상 빡빡한 봉구를 형성하게 되기 때문에, 좁아진 개체 간 거리만큼이나 감염성 질병의 발병 위험은 높아지고, 기생성 또는 포식성 해충의 위협도 더 클 수밖에 없다.

캐나다와 독일에서 수행한 연구 결과는 꿀벌응애가 가장 심각한 월동 방해 요인으로 지목했다 (Genersch et al., 2010; Guzman-Novoa et al., 2010). 꿀벌응애에 감염된 겨울벌은 비텔로제닌 (Vg) 함량이 낮고, 혈림프 내 단백질과 탄수화물 축적이 줄어들었을 뿐 아니라, 수명도 더 짧은 것으로 보고되었고, 월동 사망률도 건전한 벌통에 비하여 20% 이상 더 높은 것으로 보고되었다. 그러나 꿀벌응애 방제를 위한 화학농약의 사용은 저항성의 문제뿐만 아니라 산란 저하나 일벌 발육 비정상 등 비표적 영향이 있기 때문에 응애류 종합관리 (integrated pest management, IPM) 접근이 필요하다. 꿀벌의 월동을 좌우하는 가장 중요한 요인 중 하나는 기생응애이다. 우리나라에는 꿀벌응애 (Varroa destructor)와 중국가시응애 (Tropilaelaps mercedesae), 2종의 기생응애가 보고된 바 (Jung and Lee, 2018), 우리나라에서 응애 관리는 해외보다 더 신중하게 접근해야 한다. 특히 응애 관리에 있어, 일벌의 수가 증가하면 응애의 수 역시 증가한다는 점을 명심할 필요가 있다 (van Dooremalen et al., 2012). 양봉농가에서는 응애의 밀도가 증가할수록 더 많은 약제를 사용하여 방제하고 있으며 이로 인해 꿀벌의 약제 저항성 및 화학적 환경 교란이 발생하게 된다. 이를 최소화하기 위해 응애 방제는 겨울벌을 본격적으로 키울 준비를 하는 9월 전인 7∼8월이 가장 중요하다. 그렇지 않고 겨울벌 키우는 시기에 응애 방제를 하게 되면 겨울벌의 생리적 기능이 떨어지게 된다. 최근 꿀벌응애에 대한 합성제충국제 (pyrethroid계 살비제인 fluvalinate)에 대한 저항성 수준이 매운 높음이 밝혀진 바 (Kim et al., current issue, unpublished), 현명한 약제의 선택과 수벌트랩을 이용한 응애 제거 등 생태적 방법과 식물유래 살비제 등에 대한 관심이 필요하다. 물론 날개기형바이러스 (deformed wing virus, DWV), 이스라엘급성마비바이러스 (Israel acute paralysis virus, IAPV) 등도 봉군 폐사와 밀접한 관계가 있다고 보고되나, 이 또한 꿀벌응애에 의한 피해의 연장으로 보는 견해가 지배적이다 (Gisder et al., 2009; Chen et al., 2014). 물론 일부 바이러스는 꿀벌 건강에 직접적으로 타격을 주기도 한다. 낭충봉아부패바이러스 (sacbrood virus, SBV)의 경우 국내 재래꿀벌을 멸종 위기에까지 이르게 했다 (Choi et al., 2010). 따라서 질병으로부터 꿀벌을 지키고 꿀벌 자체의 면역력을 높이는 데에도 역시 꿀벌응애의 밀도를 낮추고 다른 스트레스 요인 (예, 농약 등)에 노출을 억제할 필요가 있다. 유럽이나 미주와는 달리 동아시아권에서는 가을철 말벌류 관리가 월동봉세 확보에 절대적으로 중요하다. 특히 9월과 10월은 말벌류의 번식세대 양성기간으로 여왕벌과 수벌 생산에 왕성하며, 먹이 수요도 높기 때문에 밀집된 먹이자원인 양봉장으로의 먹이활동이 가장 빈번한 시기이다 (Jung et al., 2007, 2008). 토착종으로는 장수말벌, 꼬마장수말벌, 말벌 등이 위협적이며, 2003년 국내 침입 이후 2008년부터 양봉의 중요 해충으로 자리잡은 등검은말벌이 최대 위협이 되고 있다 (Jung et al., 2008; Choi et al., 2012). 장수말벌은 집단사냥형으로 경보페로몬을 이용하여 동료를 불러들여 집단적으로 사냥한다. 반면 등검은말벌은 개체 사냥형으로 벌집 소문 앞에서 정지비행하면서 외역 활동을 마치고 돌아오는 일벌을 사냥하는 방식이다. 장수말벌의 경우 수십마리의 말벌이 벌통 하나를 선택하여 문지기벌에서부터 내부의 방어 일벌들을 모두 살육한 이후 벌통 내부에 저장된 벌꿀과 애벌레를 취하게 된다. 반면, 등검은말벌은 벌통 소문 앞에서 한 마리의 외역 후 돌아오는 일벌을 사냥하여 가슴부위의 근육만을 빼내어 말벌집으로 돌아가서 애벌레를 먹인다. 등검은말벌 출몰 빈도가 증가할수록 귀소하는 꿀벌 외역봉이 지속적으로 망실되기 때문에 벌통 내부에서는 먹이수집 체계가 교란되고 먹이활동과 먹이공급이 원활치 않기 때문에 가을철 꿀벌집단 육성에 피해가 된다 (Jung et al. 2008; Perrard et al., 2009). 또한 벌통 소문 앞에 말벌의 존재는 꿀벌 입장에서는 상시 방어를 위한 경계태세를 갖추어야 하기 때문에 외역활동의 저하는 물론 꿀벌에게 산화적 스트레스를 증가시킨다 (Leza et al., 2019). 이로 인해 꿀벌의 수명이 줄어든다. 따라서 가을철 말벌 관리의 실패는 물리적 봉세 형성 및 생태적 봉군 안정성에 큰 영향을 미치고 궁극적으로 월동 실패로 이어질 수 있다.

마지막으로 월동 기상은 환경 안정성 측면에서 매우 중요하다. 꿀벌은 집단이 봉구를 이루어 열 조절을 하면서 월동을 하기 때문에, 봉구의 크기나 위치 등은 일정하지 않고 유동적이며, 항상 외부와의 열 차단 상태를 유지해야 한다. 따라서 외부의 기온이나 습도의 급격한 변화, 또는 진동과 같은 물리적 자극은 꿀벌 월동봉구에 큰 영향을 줄 수 있다. 특히 겨울벌 양성 시기인 10월 초 12°C 이하의 온도는 외역활동을 방해하고 벌통 내부 열 생산에 에너지 소모가 많아지므로, 겨울벌의 생산에 차질을 줄 수 있다. 또한 11월 중순 이후 12°C 이상의 온도는 여왕벌로 하여금 빠르게 산란 개시를 유도할 수 있다 (Fig. 2). 또한 1월 이후 5°C 이상의 온도도 겨울벌의 소문밖 활동을 조장하거나 여왕벌의 산란을 야기할 수 있다. 일단 산란이 이루어진 이후에는 벌통 내부의 겨울벌들은 빠르게 육아벌과 외역벌 등 여름세대 일벌의 생리적 상태로 전환된다 (Doke et al., 2015). 이 경우 열 생산, 먹이생산과 육아활동 등은 일벌의 수명을 빠르게 단축시키게 된다 (Page et al., 2001).


결론 및 월동 연구 제안

겨울세대 일벌 (겨울벌)은 여름세대 일벌 (여름벌)과는 다른 생리-생태적 특성을 가지고 있으며, 단일 조건이 되면서 생산이 시작된다. 성공적인 월동환경을 제공하기 위해서는 여름∼가을 및 11월에 응애 방제를 철저히 하고 10월까지 겨울벌을 생산하는 게 좋다. 이때 겨울벌의 육아노동을 최소화하는 것이 중요하다. 특히 겨울벌은 벌통 내부에서 월동집단 (봉구)의 열 조절과 면역활동에 가장 큰 에너지를 쓰면서 살아남아야 한다. 만약 특정 환경조건에 의해 겨울벌이 산란하기 시작하면 육아하기 위해 체내 호르몬 및 생리대사가 완전히 뒤바뀌게 된다. 약 5°C의 낮은 온도에서도 일시적으로 비행이 가능하나 지속적 먹이활동 등 비행을 위해서는 대기온도가 10∼12°C는 되어야 꿀벌이 날갯짓을 위한 가슴근육 온도 28°C를 만들어 낼 수 있다. 따라서 겨울철에는 외부온도가 꿀벌의 수명에 매우 중요하다. 일벌이 월동할 때 공간, 온도 변화, 직접적 태양 노출 및 통풍을 최소화하고 먹이 접근성을 높이며 병해충을 방제하는 것이 매우 중요하다고 볼 수 있다. 따라서 겨울철 육아 및 에너지 입출입이 꿀벌의 월동에서 가장 핵심적인 요소가 될 것이다.

꿀벌은 매우 훌륭한 사회성 연구 모델이며 생리-생태-유전에 대한 다양한 연구가 이루어졌다. 그러나 최근 지속적으로 발생하는 월동폐사와 실종 등의 사건을 겪으면서도 꿀벌의 월동에 대한 이해도는 높지 않다. 겨울벌의 생산에 미치는 온도와 일장, 먹이, 환경의 복합적 관계에 대한 구체적인 연구가 필요하다. 과연 겨울벌 생산의 방아쇠 역할을 하는 요인은 무엇인지, 겨울철의 온도 변화는 어떠한 방식으로 꿀벌 봉군 행동, 산란과 육아, 먹이활동에 영향을 주는지, 특히 꿀벌의 월동에 대한 에너지 대사적 측면에서 접근은 사회성 동물인 꿀벌 월동의 새로운 이해의 실마리를 제시할 것으로 보인다. 특히 기후변화의 최선단에 있는 한반도에서의 연구는 기후 위기에 대응하는 우수 사례를 국내 양봉 환경에서 만들어낼 수 있을 것으로 판단된다.


적 요

온대기후지역인 우리나라에서 꿀벌은 다른 곤충류와는 다른 방식으로 월동한다. 가을철 온도가 낮아지고 단일조건이 되면 겨울세대 일벌 (겨울벌)이라는 생리적으로 매우 다른 유형의 일벌을 생산하여 이들을 중심으로 월동집단 (봉구)을 형성하여 영하의 온도를 영상 7~25°C 정도로 유지하면서 봉군 수준으로 생존한다. 본 고에서는 여름벌과 겨울벌의 생리생태적 차이를 고찰하고, 겨울벌이 생산되는 시기, 겨울벌의 세력 구성, 겨울벌 생산과 월동 성공에 미치는 기후와 생활 환경 요건의 영향을 고찰하였다. 이를 바탕으로 이상 기상 등이 꿀벌 생리 생태에 미칠 수 있는 영향을 논의하고 추후 연구 과제를 제안한다.

Acknowledgments

원고 작성에 도움을 준 연구실 강용락, 박성빈, 장현정에게 감사 전합니다. 이 논문은 안동대학교 기본연구지원사업을 통해 작성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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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ig. 1.

Fig. 1.
Hypothetical distribution of cohort mean longevity of honey bee workers in temperate region such as in Korea. Here, cohort means the group of individual born in the same date.

Fig. 2.

Fig. 2.
Temperature fluctuation in 2021~2022 in Andong city, GB, Korea relative to the average annual temperature (1991~2020). This shows variability of higher (red) and lower (blue) compared to the average annual temperatures. Date from KMA (www.weather.go.kr).

Table 1.

Temperature ranges limiting honey bee activities

Activity Temperature (℃) Reference
Lower active threshold 6~7 Southwick and Heldmaier, 1987; Eskov and Toboev, 2022
Optimum brood area 35 Winston, 1987; Tautz, 2008; Yi and Jung, 2010
Fanning 35~36 Winston, 1987
Short flight 5~6 Winston, 1987
Lower foraging threshold 11~12 Southwick and Heldmaier, 1987
Flight muscle activation 10 Esch, 1988
Optimum foraging 20~25 Southwick and Mugaas, 1971; Seely and Visscher, 1985
Upper foraging threshold 35~38 Southwick and Moritz, 1987
Winter clustering 10~14 Southwick and Heldmaier, 1987; Stabentheiner et al., 2010
Core of winter cluster without brood 20~25 Winston, 1987
Core of winter cluster with brood 35 Stabentheiner et al., 2010
Mantle of winter cluster 6~7 Eskov and Toboev, 2022
Winter oviposition 12 Winston, 1987
Supercooling point ~8 Qin et al., 2019; Muhammad and Jung, 202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