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중가닥 RNA를 이용한 재래꿀벌 낭충봉아부패병 바이러스 질병 치료제의 과거와 현재
Abstract
Apiculture has been taking an important role for agriculture to provide the pollinators. In Korea, the major pollinators for agricultural and horticultural production are the Western honeybee (Apis mellifera) and the Asian honeybee (Apis cerana). Until late 2000s, the Asian honeybee has been responsible for 20% of the Korean apiculture, however, the majority of the Asian honeybee population was decimated by the sacbrood virus (SBV). In the meantime, molecular technologies have been developed to diagnose the SBV infected honeybees and to suppress the SBV by the RNA interference techniques. Recently, the industrialization of double-stranded RNA (dsRNA) as SBV inhibitor is at hand by virtue of the technological progress. This review article is to summarize the numerous efforts of the last decade to overcome the threats of SBV outbreak to protect Asian honeybees in Korea.
Keywords:
Apis cerena, dsRNA, RNAi, SBV, Inhibitor서 론
양봉꿀벌 (Apis mellifera L.)은 전 세계적으로 가장 널리 이용되고 있는 화분매개곤충이다. UN 보고서에 따르면 꿀벌이 세계 식량의 90%를 생산하는 124개의 경제작물 중 70% 작목의 수분을 가능케 한다 (Klein et al., 2007). 현재 국내에서는 양봉꿀벌과 재래꿀벌 (Apis cerana F.)이 사육되고 있다. 양봉꿀벌에 비하여 재래꿀벌은 2,000년 이상 국내에 토착화된 꿀벌로서, 우리나라의 기후, 환경 및 생태계에 적응하였으며, 냄새 감지 능력이 발달하여 다양한 밀원을 이용하는 차별화된 능력을 보인다 (이 등, 2011). 또한 재래꿀벌은 고정 사육 형태를 취함으로써 식물 생태계의 안정적인 화분매개자로서의 기능을 하며 환경 적응능력이 뛰어나, 각종 병해충에 대하여 저항성을 보이고 있다 (이 등, 2011). 이러한 재래꿀벌의 특성은 양봉농가의 경제적 소득 증가에 크게 기여하고 있다.
전 세계적으로 꿀벌 화분매개에 의한 경제적 기여 가치는 약 145억 달러에 달하는 것으로 보고되었다 (Tirado et al., 2013). 2016년 미국 양봉업계에 따르면 꿀벌의 화분 매개에 의한 미국 내 총 수익은 4,111억 원으로 집계되었다. 국내의 꿀벌에 의한 경제적 가치는 주요 과수작물과 과채류 작물 생산의 50% 이상으로 약 6조 원의 경제적 기여를 하는 것으로 보고되었다 (Jung, 2008). 따라서 꿀벌 개체수의 감소는 농업과 경제 전반에 있어 큰 영향을 미칠 수 있을 것이다.
2006년 봉군붕괴증상 (Colony Collapse Disorder, CCD)이 미국 플로리다주에서 발생한 이후 유럽과 남미 등 전 세계적으로 CCD 현상이 보고되고 있다. CCD의 원인으로는 병해충, 농약, 기후변화, 장수말벌 등 다양한 요인들의 상호작용으로 나타나고 있다 (vanEngelsdorp et al., 2009). 국내의 경우, 2010년 바이러스성 전염병 중 하나인 낭충봉아부패병 (Sacbrood virus, SBV)의 발생으로 인해 2010년 국내 재래꿀벌의 90%가 폐사하였으며, 천연 꿀 생산량 역시 2014년부터 89% 정도 감소하였다고 보고되고 있다 (Choi et al., 2010).
낭충봉아부패병을 매개하는 Sacbrood virus (SBV)는 단일가닥 positive-sense RNA 바이러스로서 바이러스의 유전체인 RNA 가닥 자체가 mRNA의 역할을 하여 일부분을 그대로 번역 (translation)할 수 있다. 양봉꿀벌에서 낭충봉아부패병을 일으키는 SBV는 재래꿀벌에서 낭충봉아부패병을 일으키는 바이러스 (Chinese Sacbrood Virus, Thai Sacbrood Virus 또는 Korean Sacbrood Virus)와는 염기서열 상동성에서 차이를 보인다. 재래꿀벌에 감염되는 낭충봉아부패병 바이러스가 2008년 중국의 양봉산업에 큰 피해를 입히고, 한국에서도 2008년 첫 발생이 확인된 이후 2010년 피해지역이 점차 확산되어, 40만 개가 넘었던 벌통 수가 2016년 1만 개로 줄었다는 농림축산식품부의 보고와 많은 기사를 찾아볼 수 있다. 발생 초기의 연구는 “국내 꿀벌에서의 Sacbrood virus (SBV) 진단 (김 등, 2008)”, “낭충봉아부패병 신속 진단을 위한 Loop-mediated isothermal amplification (LAMP)법 개발 (Yoo et al., 2012)”, “면역크로마토그래피법을 이용한 낭충봉아부패병 야외신속진단법 개발 및 적용에 관한 연구” (조 등, 2015) 등과 같이 분자진단 위주의 연구가 진행되었으며, 추후에 재래꿀벌의 유전체 연구 (권 등, 2014)가 진행되고 난 이후 진단 이외의 다양한 연구들이 수행되기 시작하였다.
RNA 간섭현상 (RNA interference, RNAi)은 DNA상의 유전자 (gene)가 전사작용 (transcription)에 의해 mRNA가 되고, 전사된 mRNA가 번역작용 (translation)에 의해 단백질이 되는 현상 중, mRNA가 간섭을 받아 단백질이 발현되지 못하는 현상이다 (Fire et al., 1998). 본 현상은 세포 내에서 세포 자체의 유전자 발현량을 조절할 때 쓰이기도 하지만, 외부로부터 침입한 DNA 혹은 RNA 바이러스가 전사나 번역을 하고자 할 때 RNA 간섭을 통해 그 발현을 억제하는 역할 또한 수행한다. 곤충에서 RNA 간섭현상의 작용기작은 단일가닥인 mRNA 염기서열의 일부분 (약 200~500 bp)을 인위적으로 상보적인 이중가닥으로 만들어 세포에 제공하면 이 이중가닥 RNA (double-stranded RNA, dsRNA)는 염기서열이 같은 mRNA를 염기서열 특이적으로 분해하는 현상을 유도한다. 그리하여 바이러스의 염기서열 일부분에 해당하는 dsRNA를 인위적으로 제작하여 꿀벌의 바이러스를 억제하여 생존율을 높인 다양한 연구가 진행되었다.
본 논문에서는 국내에 재래꿀벌 낭충봉아부패병 발생 이후 진행된 연구 (국가과제 및 특허)를 되짚어보고, 특히 dsRNA를 이용한 낭충봉아부패병 치료/억제 연구에 관련된 부분들을 모아 그 효용성과 가능성을 제고하고자 한다.
본 론
1. 재래꿀벌 유전체 분석 이전의 연구 과제 보고서
2009년~2010년 사이 심각해진 낭충봉아부패병을 파악하고 그 치료법을 연구하고자 많은 연구들이 수행되었다. 그 첫 번째 연구가, 수의과학기술개발연구사업의 일원으로 연구기획과 기생충 및 곤충연구실의 강승원 과제책임자가 수행한 과제 “재래꿀벌 낭충봉아부패병 방제에 관한 연구”였다 (강 등, 2011). 본 연구는 2010부터 2011년 사이 국내 재래꿀벌 낭충봉아부패병 발생현황을 조사하고, PCR 및 qPCR 방법을 통한 꿀벌 낭충봉아부패병 진단법을 개발하는 동시에 이 바이러스의 유래가 극동아시아 (Far Eastern Asian genotype) 지역형임을 밝혔다. 또한, 낭충봉아부패병을 치료하기 위해 티몰, 안정화이산화염소, 은용액 3종, 쑥효소 등과 같은 화학제 및 천연물질 치료제 선발 및 야외 효능에 대한 검사를 진행하였다. 본 연구는 낭충봉아부패병에 대한 첫 공식적인 방제법에 대한 연구를 진행했을 뿐만 아니라, 낭충봉아부패병 예방 및 치료를 위해 선발된 약제에 대한 실험실 내 애벌레 실험 (인공배양기술 확립)을 진행했다는 것에 큰 의의가 있다.
그 이후 2012년 전남대학교대학원 수의학과에서 최세은 박사의 연구 논문으로 “국내 꿀벌의 주요 바이러스 감염률 및 낭충봉아부패병 바이러스 분자생물학적 특성 조사” 라는 제목으로 국내 재래꿀벌의 바이러스 감염률을 전국적으로 확인하고 그중 가장 감염률이 높은 낭충봉아부패병의 분자생물학적 특성을 염기서열 분석과 계통유전학적 연구 (phylogenetic study) 등 다양한 방법으로 바이러스를 연구하였다 (Choe, 2012). 하지만 유전체가 완성되지 않은 재래꿀벌의 분자생물학적 연구에는 한계가 있었다.
이후, 2014년 케모피아라는 회사가 주관연구기관으로 “이산화염소를 활용한 재래꿀벌 낭충봉아부패병 예방, 치료용 경구 조성물”이란 과제로 농림축산식품부의 보안과제로 나오게 된다 (조 등, 2014). 이전 연구의 세부화 및 연속화로, 낭충봉아부패병 방제에 가장 우수하고, 친환경적인 살바이러스제인 이산화염소를 이용하여 낭충봉아부패병 방제효과 확인 및 치료용 경구 조성물 제작과 서방형 (slow-releasing) 소독기를 개발하여 현장 적용을 시도하였다.
2. 재래꿀벌의 유전체 분석 및 dsRNA를 이용한 Sacbrood virus 억제 실험
“재래꿀벌 기능 유전체 발굴 및 분석을 통한 유전육종기술 개발”이란 제목으로 재래꿀벌에 대한 유전자적 정보를 본격적으로 쌓은 농촌진흥청 연구 과제 (과제번호: PJ009031)로서, 분자생물학적 마커뿐만 아니라, 유전자의 구조 및 다양한 실험의 기반이 되는 유전체 연구를 진행한 논문을 발표하였다 (권 등, 2014). 또한, 위의 유전체 연구를 통해 재래꿀벌 질병 관련 기능유전체뿐만 아니라 후각, 화학감각, 면역, 신경펩타이드, 유용유전자 등을 구명하는 데 도움이 되는 주요 연구 성과를 남겼다. 또한, RNAi 기술을 이용한 SBV 증식 억제효과를 검정하였다. 본 실험에서는 SBV의 외피단백질인 vp1 (Major capsid protein Virion Protein 1)과 RdRp (RNA dependent RNA polymerase) 유전자의 염기서열 일부분을 표적으로 하여, 이들 유전자의 일부 절편에 해당하는 cDNA를 L4440 플라스미드 벡터에 클로닝하고 HT115 (DE3) 대장균 균주에 형질전환한 후 배양하여 dsRNA의 대량생산을 진행하였다. 이와 같이 생산된 dsRNA를 바이러스 억제제로써 사용하기 위해 일벌에게 24시간 동안 총 3×107 copy의 바이러스를 경구접종하고 96시간 경과 후의 바이러스 증식을 qPCR로 확인한 결과, 바이러스의 농도가 약 6배 감소한 것으로 확인하였다. 농도별 바이러스 억제의 차이를 확인하기 위해 1.2 μg/일 및 4.8 μg/일의 농도로 vp1 dsRNA를 투여한 재래꿀벌 간의 SBV 검출량은 약 9.6배의 차이를 보여, 투여된 dsRNA의 양과 바이러스 억제에는 상관관계가 있음을 짐작할 수 있었다. 이러한 양상은 성충 외에도 유충을 이용한 실험에서도 비슷한 결과를 도출하였다. 이 연구를 통해 재래꿀벌의 유전체를 밝혀내면서 유전자를 이용한 바이러스 억제제 개발의 시발점이 되었다. 하지만, 이 연구에서 원하는 유전자 일부분을 L4440 플라스미드 벡터에 넣고 dsRNA를 대량생산하는 결과만 도출했을 뿐, 위에서 언급된 바이러스 억제 결과를 보여주는 정확한 데이터는 제시되지 않았다.
3. dsRNA를 이용한 Sacbrood virus 억제 실내 실험 및 야외 실험 진행
2016년부터 17년까지 “낭충봉아부패병 유전자치료제 야외 확대적용시험 (Field application of gene therapy for Sacbrood virus)”이란 제목으로 농립축산검역본부의 세균질병과 기생충 및 곤충질병연구실에서 수행한 과제이다 (조 등, 2017). SBV vp1 dsRNA (596 bp)를 유전자치료제로 사용하기 위해 소비 내의 꿀벌 애벌레를 세포배양용 24-well microtiter plate로 옮긴 후 35℃, 80%의 습도 조건하에 배양하여 dsRNA의 효과를 실험실 내에서 확인하였다. SBV 감염 실험을 통해 dsRNA 처리군과 미처리군으로 나뉘어 8일간 그 생존율을 비교해본 결과, 8일차에 vp1 dsRNA 처리군과 미처리군 간에 통계적으로 유의한 차이를 나타내는 결과를 얻었다. 또한, qPCR을 이용하여 SBV 인공감염 실험에 사용한 재래꿀벌 유충 내 SBV의 절대정량을 수행한 결과, Ct 값이 3.11 더 높아진 것을 확인하여, 바이러스의 양이 감소된 것을 정량적으로 확인하였다. SBV 인공감염 전과 후에 vp1 dsRNA를 처리하여 SBV 감염에 대한 예방 및 치료효과가 있는가를 확인해본 결과, 예방적 처리 봉군에서 낭충봉아부패병 공격접종에도 유충의 생존율 증가를 확인하였다. 이후, 재래꿀벌 낭충봉아부패병 발생농장 12개를 선정하여 그 농장의 감염량을 확인하고, vp1 dsRNA 적용시험군을 선정하여 야외 실험을 진행하였다. vp1 dsRNA 유전자치료제의 국내 재래꿀벌 농가적용 시 성봉과 유충에서 바이러스의 감소를 qPCR로 확인할 수 있었으며, vp1 dsRNA가 처리되지 않은 주변 봉장은 낭충봉아부패병 감염량이 빠른 속도로 증가되어 봉군붕괴현상이 진행되었다. vp1 dsRNA 투여방법을 스프레이식과 약제봉지를 소비 위에 올려놓는 두 가지 방법으로 진행하였으나, 두 방법 모두 낭충봉아부패병 감염량의 억제효과를 보였고, 투여량을 10 mg과 20 mg으로 다르게 제공하였을 시, 20 mg에서 상대적으로 효과적인 억제 양상을 보였다. 또한, 투여기간을 정하기 위해, 매주, 2주 및 4주 간격으로 투여하는 실험 수행 결과, 매주 20 mg씩 처리한 봉장에서 건강상태 증진 및 봉군 수 증식효과를 확인하였다. 이 결과를 도출한 보고서는 최근에 논문으로 출판되었다 (Yoo et al., 2023). 본 연구는 실험실 내의 연구에서 벗어나 야외 실험 그리고 야외 확대적용 실험을 통해 vp1 dsRNA가 낭충봉아부패병 억제제로서 효과가 있다는 것을 밝힌 의미 있는 연구이다. 하지만 봉장 간의 관리방법과 낭충봉아부패병 증상 발생 시의 관리방법의 차이, 양봉농가에서 제공하는 현장 결과를 이용한 과학적 데이터 도출의 미흡한 점 등이 보강되어져야 할 실험으로 남아있다.
4. Bacillus를 이용한 dsRNA 대량생산 가능성 실험 및 바이러스 억제 실험
2020년도에 나온 Park et al.의 논문에서는 Bacillus thuringiensis (Bt)를 이용하여 dsRNA를 생산해내고 이를 이용해 재래꿀벌의 낭충봉아부패병을 억제하고자 했다 (Park et al., 2020). 이 연구는 농촌진흥청의 “꿀벌 병해충 분자 제어 기술 개발” 과제의 연구 결과로서, 세균의 포자 형성 시에 살충성 결정 단백질을 합성한 후 세포가 스스로 용해되는 autolysis 현상을 보이는 Bacillus thuringiensis의 특성을 이용하였다. 기존의 세균을 이용한 dsRNA 대량생산은 대부분 형질전환시킨 대장균을 대량배양하여 세포를 파쇄한 후 이온교환수지 등을 이용한 일반적인 핵산추출 과정을 거치지만 (Zhang et al., 2016), Bt의 경우 포자 형성시기에 작동하는 프로모터를 이용하여 RNA를 합성하도록 제작된 벡터를 이용하면 autolysis에 의해 배양액 중으로 방출된 RNA의 정제과정을 단순화할 수 있는 가능성에 착안하였다. pBTdsSBV-VP1 벡터를 이용해 SBV의 vp1 gene의 일부분을 발현시키는 pBTdsSBV-VP1를 제작하여 vp1 dsRNA를 발현하도록 Bt 4Q7 균주에 형질전환하였으며, 이 Bt 4Q7/pBTdsSBV-VP1의 total RNA에 포함된 vp1 dsRNA를 1×109 copies/mL로 SBV를 접종시킨 재래꿀벌에게 경구투여하고 24, 48, 72시간 경과 후의 실험에서, 모든 시간대에서 SBV의 발현량이 낮아진 것을 RdRp (RNA-dependent RNA polymerase) 유전자의 qPCR (quantitative real-time PCR)을 통해 알 수 있었다. 동일한 dsRNA가 담긴 total RNA를 건강한 재래꿀벌에게 경구투여하였을 때에는 0.1~1.5 μg/μL의 농도에서 생존율에 변화가 없었다. 비록 Bt의 배양시간에 따라 dsRNA의 발현량이 달라지긴 했지만, Bt를 기반으로 생산한 dsRNA가 낭충봉아부패병의 발현량을 낮추는 데 효과가 있었다는 점에서는 Bacillus 세균을 이용한 dsRNA의 대량생산의 가능성을 확인한 의미 있는 연구이다. 다만, 배지의 영양분 상태가 autolysis 양상에 영향을 주기 때문에 Bt의 시간대별 최적 dsRNA 대량 발현시간을 찾는 것이 대량 발현의 열쇠일 것이다.
Bt를 이용하여 생산한 dsRNA의 안전성 실험을 진행한 결과, pHT1K-SBV vp1백터를 이용해 생성된 dsRNA를 0.1~1.5 μg/μL의 농도로 10일 동안 계속 경구투여한 결과, 5 μg/μL 처리군에서는 3일간의 처리 후 20%의 치사율을 볼 수 있었으며, 3 및 1.5 μg/μL 처리군에서는 10일 경과 후 각각 15%과 5%의 치사율을 관찰할 수 있었다 (Park, 2018). Bt를 통해 만들어진 dsRNA가 섞인 total RNA를 먹인 결과에서 5 μg/μL의 농도에서 어느 정도의 치사율을 보인 것은, 과연 Bt의 발현에서 나온 것인지 dsRNA 자체에서 나온 것인지에 대한 추가 연구가 필요한 실정이다. 또한 본 연구가 진행되기에 앞서 많은 흥미로운 선행 연구가 진행되었다. Bt를 이용하여 vp1 dsRNA를 발현시켜 수행한 실험 외에도, vp1, vp3 그리고 RdRp 유전자의 일부분을 표적하는 dsRNA를 in vitro transcription 방법으로 주문 제작한 순수한 dsRNA를 이용하여 실험하였다. 109개의 SBV 분자수에 해당하는 바이러스를 재래꿀벌 일벌에게 접종하고 12시간 경과 후, 20 μg/mL과 50 μg/mL의 두 가지 다른 농도의 dsRNA를 혼합한 사양액을 48시간 동안 공급한 결과, 일벌 체내 바이러스량이 감소함을 확인하였다 (Park, 2018). 이는 vp1뿐만 아니라, vp3와 RdRp 등과 같은 다른 부위에 대한 dsRNA를 이용해도 바이러스를 억제할 수 있다는 것을 RdRp의 qPCR을 통해 간접적으로 증명한 것이다. 또한 흥미로운 결과는 효과 있는 위의 세 종류 dsRNA를 혼합하여 처리한 결과, 시너지효과는 발견되지 않았으며, 기존의 유충을 이용하여 수행한 연구와 달리, 봉군 내 자력으로 이동할 수 있는 능력이 없는 유충 간의 바이러스의 전파는 일벌이 매개하는 것으로 상정하여 일벌에서의 SBV의 감염 양상과 dsRNA에 의한 SBV의 억제효과에 주목하였다는 점이다.
5. dsRNA를 이용한 낭충봉아부패병 억제제의 외국사례
이미 외국에서는 2010년도부터 dsRNA를 이용한 꿀벌의 바이러스 질병을 치료제로 사용하였다. 그 예로 양봉꿀벌에 감염되는 이스라엘 급성 마비병 (Israeli Acute Paralysis Virus Disease)을 dsRNA를 통해 치사율과 전반적인 건강을 회복시킨 논문이 있다 (Hunter et al., 2010). 재래꿀벌의 낭충봉아부패병에 대한 연구 역시 비슷한 시기에 진행되었는데, Chinese sacbrood virus (CSBV)의 감염을 낮추기 위해 vp1을 표적하는 dsRNA를 대장균을 이용해 대량생산하여 2령 유충에게 1 μg을 먹인 결과, dsRNA를 투여하지 않고 CSBV에 감염시킨 양성대조군에 비해 유의적으로 유충의 생존율이 증가하였고, vp1의 발현량이 낮아지는 것을 확인하였다 (Liu et al., 2010; Zhang et al., 2016). 이 논문은 CSBV로 실험한 결과이긴 하지만, 바이러스의 유사성과 시퀀스의 상동성으로 볼 때 국내연구 결과와 유사한 결과를 보여주었다.
6. 낭충봉아부패병 관련 국내연구 및 dsRNA를 사용한 재래꿀벌 실험
2017년 국립생태원에서 양봉꿀벌에 대한 dsRNA의 급성섭식독성 평가를 진행하였다 (Lim et al., 2017). 여기서 사용된 dsRNA는 미국에서 최근 상용화된 SMARTSTAX PRO에 삽입된 dsRNA 시퀀스로, 서부옥수수뿌리벌레 (WCR, Diabrotica virgifera virgifera Leconte)를 방제하기 위해 옥수수에 발현시킨 dsRNA이다. 생태원에서는 이 dsRNA를 대량 발현시켜 꿀벌에 유해성평가를 시험해본 결과 꿀벌성충에 급성섭식으로 처리 시 유해하지 않음을 확인할 수 있었다.
7. 생물학적 방법을 통한 낭충봉아부패병 조절
2018년 농촌진흥청에서 흥미로운 연구가 진행되었다. 낭충봉아부패병을 요거트 분무, 양봉꿀벌 투입, 여왕 바꾸기 (requeen)와 같은 다양한 생물학적 방법 (biological methods)을 통해 그 효과를 검정해보았다 (Vung et al., 2018). 종을 섞는 방법과 요거트 분무 방법은 봉인된 유충수 (sealed brood)와 성충수에서 컨트롤과 별 차이가 없었으며, 두 방법 모두 낭충봉아부패병의 낮은 재발률을 보였다. In vitro 실험 결과 요거트가 재래꿀벌에 해롭지 않았고, 오히려 요거트가 내역봉의 위생행동 (hygienic behavior)을 도와준다는 것을 발견하였다.
8. 낭충봉아부패병 진단용 항체 선정 및 증명 실험
한국형 낭충봉아부패병을 일으키는 Sacbrood 바이러스 (AcSBV-Kor) 유전체 염기서열에 근거하여 외피단백질인 VP1과 VP2를 타겟으로 하여 각각의 재조합단백질을 생쥐에 면역 접종하여 항혈청을 획득하였다. 이 연구에서 사용된 rVP1과 rVP2는 항원결정부위를 가지고 있으며, 다클론항체 pAb-VP1과 pAb-VP2는 양봉농가에서 AcSBV 감염을 신속하고 편하게 탐색할 수 있는 진단키트로 활용될 수 있음을 발견하였다 (Lee et al., 2021). 또한, 콜로이드성 금입자를 접합한 단일클론항체를 이용한 면역크로마토래피 스트립 (ICS) 분석법을 통해 pAb-rVP1/mAb-VP1-1을 최종 항체로 선정하여 실험한 결과, 본 방법이 재래꿀벌 SBV의 사용자 친화적이고 빠른 감지를 위한 민감하고 구체적인 방법임을 증명하였다.
9. 보고서 및 특허 분석
2011년에 완료된 보고서부터 2021까지 마무리된 보고서를 보면, 30% 정도로 가장 큰 부분을 차지하는 연구 분야가 “진단” 관련이었고, 약 15% 정도가 육종관련 보고서로 작성되었다 (Table 1). 과제의 주관부처는 농림축산식품부가 51%로 14개의 보고서로 가장 많았고, 농촌진흥청이 29%로 8개의 보고서가 완성되었다. 27개의 보고서 중 22개의 보고서가 위의 두 기관에서 주관한 과제였다 (Table 1).
특허정보검색서비스 키프리스 (http://www.kipris.or.kr)에 따르면 2011년부터 2021년까지 낭충봉아부패병에 관련된 특허가 30개 출원되었지만, 5개가 거절되었고, 1개는 취하했으며 3개는 현재 소멸된 상태이다 (Table 2). 그리하여 2011년부터 2020년까지 21개의 국내특허가 등록되어진 상태이다. 등록되어 있는 국내특허를 보면 예방과 치료에 관련된 특허가 9개 그리고 진단에 관련된 특허가 8개로 대부분을 차지하였다. “꿀벌의 낭충봉아부패병 바이러스 증식억제용 조성물이란 특허”는 2018년 출원되었으며 이 특허는 꿀벌 낭충봉아부패병 바이러스 증식을 억제할 수 있는 dsRNA를 대량으로 합성하고, 그 효과를 확인함으로써 꿀벌 낭충봉아부패병 바이러스 증식을 억제할 수 있는 조성물에 대한 것으로서, 이는 상술한 바 있는 농림축산검역본부의 낭충봉아부패병 유전자치료제 야외 확대적용시험 연구 과제에서 활용된 SBV의 vp1 유전자를 표적하는 dsRNA에 대한 특허이다. dsRNA를 사용한 방법 외에도 CRISPR/Cas9을 사용한 특허는 제이비바이오텍에서 “CRISPR/Cas9 기반 Bacillus subtilis 유전체 편집 메커니즘을 이용한 벌의 낭충봉아부패병 백신”을 개발하는 특허로 Bacillus subtilis 유래 포자의 genomic DNA의 endogenous cotG locus에 exogenous cotG를 코딩하는 서열과 링커를 코딩하는 서열 그리고 벌의 낭충봉아부패병 항원성 물질을 인코딩하는 서열이 삽입되어 있는 genomic DNA를 가진 포자가 만들어진다는 것이 이 특허의 특징이었다.
결 론
화분매개의 역할부터 다양한 산물을 제공하는 재래꿀벌과 양봉꿀벌의 중요성은 시간이 갈수록 더욱 더 부각되고 있다. 이상기후와 여러 종의 응애 그리고 다양한 질병으로부터 벌들을 지켜내기 위한 노력은 지금도 많은 기관과 대학에서 이루어지고 있다. 2010년 이후 재래꿀벌은 다양한 질병 중 낭충봉아부패병에 의해 봉장과 봉군이 10분의 1 이하로 줄었고, 지금도 마땅한 방제방법이 없어 현장에 재래꿀벌을 키우고 있는 양봉농가들은 어려움을 겪고 있다.
초기 연구들이 SBV의 진단에 집중된 이후 현재 낭충봉아부패병이 제2종 가축전염병으로 지정되어, 다양한 진단 시약들이 개발되어 인증을 받았으며, PCR 방식뿐만 아니라 신속한 진단을 위한 항체 및 바이오센서 기반의 다양한 진단방법 역시 개발되고 있다 (Table 2). 여러 연구 논문들을 통해 dsRNA를 이용한 SBV의 억제효과가 입증된 이후, 바이러스 억제제로서의 실용화를 위해 dsRNA 대량생산 시스템의 개발이 시도되었으며, 저비용의 in vitro transcription 기술 개발을 위한 노력도 현재 진행되고 있어, 국내 기업에 의해 이러한 방식으로 생산된 dsRNA를 이용한 낭충봉아부패병 억제제 구성물이 야외 임상실험을 거쳐 품목허가를 진행 중에 있다.
해외의 경우에도 농업에 dsRNA를 활용하기 위해 저비용으로 dsRNA의 대량생산, 효율성과 안정성 제고를 위한 전달체, 제형, 분자 구조의 개선 등에 특화된 Greenlight Bioscience, RNAiSSANCE AG, AgroSpheres, NanoSUR 등의 기업들이 근시일 내에 제품화를 추진하고 있어, 다방면으로의 dsRNA 실용화가 근시일 내에 이루어질 것으로 기대되며, 이러한 기술들을 바탕으로 재래꿀벌의 개체수 복원을 위한 치료/억제제의 개발과 함께 육종과 영양에 관한 연구 그리고 국가/도시의 행정적 지원이 뒷받침된다면 재래꿀벌 봉군을 증가시키는 데 많은 도움이 될 것이다.
Acknowledgments
본 연구는 농촌진흥청의 ‘꿀벌 유전체 기반 병해충 방제 기법 개발 (과제번호: PJ015763)’과 한국연구재단 (과제번호: No. 2022R1C1C1007039)의 지원을 받아 수행되었다.
Reference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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