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여름철 가상을 이용한 수벌집 제거법의 꿀벌응애 방제 효과 평가
Abstract
Varroa destructor is among the most damaging ectoparasites of western honey bees (Apis mellifera) and remains a major challenge to sustainable apiculture. This study assessed the field applicability of a hive spacer as a biotechnical approach for inducing drone brood construction beneath brood frames during the summer dearth period and for evaluating whether removal of the induced drone brood could contribute to Varroa management. Colonies were assigned to control or spacer-treated groups, and colony strength, phoretic mite levels, and brood-cell infestation were monitored. Spacer installation induced natural drone brood formation beneath the frames in some treated colonies, and mite infestation was higher in the induced drone brood than in worker brood from the same colonies. After drone brood removal, phoretic mite levels showed a decreasing trend in spacer-treated colonies and an increasing trend in control colonies at the descriptive level; however, repeated-measures analysis did not detect a statistically significant treatment effect. Adult worker population did not differ significantly between treatments during the study period, suggesting no clear short-term adverse effect of spacer-based treatment on colony strength under the present experimental conditions. These findings suggest that hive spacers may help generate drone brood that is more heavily infested than worker brood under hot summer conditions, but the present data do not establish colony-level Varroa control efficacy. Further studies with greater replication and a design that separates spacer effects from colony space adjustment are needed to evaluate its role as a supplementary component of integrated pest management.
Keywords:
Apis mellifera, Varroa destructor, Drone brood removal, Hive spacer, Biotechnical control, Integrated pest management서 론
꿀벌응애(Varroa destructor)는 서양종 꿀벌(Apis mellifera)의 가장 치명적인 외부 기생성 해충으로, 전 세계 양봉 산업에 가장 큰 위협 요인 중 하나이다(Rosenkranz et al., 2010; Jack and Ellis, 2021). 꿀벌응애는 주로 꿀벌의 지방체 조직을 섭식하여 꿀벌의 생리적 발육과 면역력을 저하시킨다(Gregory et al., 2005; Ramsey et al., 2019). 또한 날개불구바이러스(Deformed wing virus, DWV) 및 급성벌마비바이러스(Acute bee paralysis virus, ABPV) 등 꿀벌에게 치명적인 병원성 바이러스를 매개하여 일벌의 수명 단축과 봉군의 붕괴를 직접적으로 초래한다(Bakonyi et al., 2002; Highfield et al., 2009; Le Conte et al., 2010; Dainat et al., 2012). 최근 국내 양봉 산업에서는 2021년과 2022년에 걸쳐 전국적으로 대규모 월동 폐사 및 실종 현상이 보고되었으며, 기후 이상과 더불어 꿀벌응애의 심각한 감염 및 방제 실패가 주요 원인으로 지목되고 있다(Kim, 2022; Kang and Jung, 2024; Son et al., 2024).
꿀벌응애 방제를 위해 국내 양봉 농가들은 플루발리네이트(fluvalinate), 아미트라즈(amitraz)와 같은 합성 살비제에 크게 의존하고 있다(Kim and Lee, 2022; Lee et al., 2025). 그러나 합성 살비제의 반복적·부적절한 사용은 꿀벌응애의 약제 저항성을 유발하여 방제 효율을 급격히 저하시켰다(Jack and Ellis, 2021; Lee et al., 2025). 특히 최근 국내 조사 결과 플루발리네이트 저항성에 관여하는 전압 개폐 나트륨 채널(Voltage-gated sodium channel, VGSC)의 L925I 돌연변이를 보유한 꿀벌응애의 비율이 전국적으로 급속히 확산된 것으로 확인되어, 기존 화학적 방제 체계의 한계가 뚜렷해졌다(Kim and Lee, 2022; Lee et al., 2023). 아울러 친유성을 띠는 살비제 성분이 벌집의 밀랍 등 양봉 산물에 지속해서 축적되어 꿀벌 건강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치고 있어, 이를 극복할 수 있는 종합적 해충 관리(Integrated pest management, IPM) 및 생태공학적(biotechnical) 방제법의 도입이 절실히 요구되고 있다(Mullin et al., 2010; Jack and Ellis, 2021; Kast et al., 2021).
화학 약제를 배제하거나 의존도를 줄일 수 있는 다양한 생태공학적 방제법 중, 꿀벌응애의 번식 생리를 이용한 ‘수벌집 제거법(Drone brood removal, DBR)’은 응애 밀도를 효과적으로 통제할 수 있는 유력한 대안이다(Charrière et al., 2003; Calderone, 2005; Wantuch and Tarpy, 2009). 꿀벌응애 암컷 성충은 번식을 위해 일벌방보다 수벌번데기방에 침입하는 것을 8.3배에서 11배가량 더 강하게 선호한다(Fuchs, 1990; Boot et al., 1995; Odemer et al., 2022). 이는 수벌 유충의 발육 및 밀개(capping) 기간이 일벌보다 약 2일 이상 더 길어, 응애가 더 많은 자손을 번식할 수 있는 최적의 환경을 제공하기 때문이다(Martin, 1994, 1995; Odemer et al., 2022). 수벌집 제거법은 이러한 생물학적 특성을 이용하여 봉군 내에 수벌번데기방 조성을 유도해 응애를 집중적으로 유인한 뒤, 번식이 이루어지는 시기에 이를 물리적으로 잘라내어 제거하는 원리로서 여러 연구를 통해 뚜렷한 방제 효과가 입증되었다(Charrière et al., 2003; Calderone, 2005; Wantuch and Tarpy, 2009).
그럼에도 불구하고 기존의 수벌집 제거 방식은 별도의 수벌번데기방 유인용 벌집틀 운영과 반복적인 제거 작업이 필요해 노동력이 많이 소요된다는 한계가 있어 국내 농가 현장 보급에 제약이 따른다. 이를 개선하기 위한 대안으로, 농가에서는 분봉열 방지와 벌통 내부 온도 조절에 사용되는 가상을 사용하여 수벌집 생성을 유도하여 꿀벌응애 방제에 사용하고 있다. 본 연구에서는 기존 벌집의 하단부에 빈공간을 형성해 주는 도구인 ‘가상(spacer)'을 사용하여 여름 동안 가상으로 인해 벌집틀 하단에 형성된 빈공간에 자연스럽게 수벌번데기방을 짓도록 유도하였다. 수벌번데기방에 유인된 응애와 함께 수벌번데기방에 생긴 헛집 부분만 제거하는 방법의 여름철 현장 적용성과 응애방제 효과를 평가하였다.
우리나라의 여름철은 꿀벌응애 개체군 증가가 가파른 시기이며, 고온 조건에서는 개미산과 같은 유기산 처리의 선택성과 안전성에 대한 우려도 커질 수 있다(Underwood and Currie, 2003; Jack et al., 2023; Oh et al., 2024; Oh and Jung, 2025). 따라서 본 연구에서는 방제가 어려운 국내 여름철 환경 조건을 중심으로, 가상을 활용해 유도된 수벌집의 적기 제거가 꿀벌응애 개체군 억제에 미치는 방제 효과를 정량적으로 평가하였다. 이를 통해 약제 저항성 문제를 보완하고, 현장에서 저비용으로 적용 가능한 친환경적 꿀벌응애 관리 기술의 가능성을 제시하고자 한다.
재료 및 방법
1. 공시충 및 실험 기간
본 연구는 국립농업과학원 실험양봉장에서 사양관리하는 서양종꿀벌(Apis mellifera) 10개 봉군을 대상으로 수행되었다. 각 봉군의 여왕벌의 연령은 같은 시기에 생산하여 표준화하였다. 모든 봉군은 질병 발생 여부를 확인하여 질병이 발현되지 않는 봉군을 사용하였다. 실험은 여름철 무밀기 기간 동안 가상(Spacer)을 이용한 수벌 번데기방 유도 및 수벌번데기 제거가 꿀벌응애(Varroa destructor) 방제에 미치는 효과를 평가하기 위해, 2025년 7월 20일부터 8월 20일까지 진행하였다.
2. 실험그룹
꿀이 생산되지 않는 무밀기 기간인 여름철 가상 사용이 수벌번데기방 건축 유도와 생성된 수벌번데기 제거가 꿀벌응애 밀도에 미치는 영향을 평가하기 위하여 총 10개의 봉군을 두 가지 그룹으로 설정하여 실험을 진행하였다. 대조그룹(Control group)은 가상을 설치하지 않은 일반적인 벌통 상태를 유지한 5개의 봉군으로 설정하였고, 가상 그룹(Spacer group)은 벌통(단상) 하단부에 9 cm 높이의 가상을 설치하여 벌집 하단부에 공간을 생성시켜 벌집틀(소초광) 아래에 수벌번데기방 생성을 유도한 5개의 봉군으로 설정하였다. 가상은 3 cm 높이의 플라스틱 표준환기창((주)야생, 광주, 한국) 3개를 적층하여 9 cm 높이로 제작한 뒤 벌통 하단부에 적용하였다. 벌통은 나무 단상벌통((주)야생, 광주, 한국)을 사용하여 진행하였다(Fig. 1). 나무 단상벌통의 경우 바닥판과 몸통이 나누어지는 벌통을 사용하였다. 일반적인 나무 가상은 벌통의 상단에 적용하여 벌통의 높이를 올려주지만, 표준환기창을 사용한 가상은 벌집틀을 받쳐주는 부분이 없기 때문에 벌집의 하단 부분에 적용하여 벌통의 높이를 높여주었다. 또한 환기창 역할을 하는 통풍구는 모두 닫아서 사용하였다.
3. 봉군 세력 관리 및 측정
가상 그룹의 수벌번데기방 형성을 유도하기 위하여 봉군 내 공간을 조절하였다. 모든 실험 봉군은 7월 20일에 6매의 벌집(소비)으로 시작하였으나, 8월 1일을 기점으로 가상그룹 수벌번데기방 생성을 촉진시키기 위하여 벌집 한 장을 제거하여 봉군 내 일벌의 밀도를 높여주었다. 제거한 벌집은 산란과 애벌레가 없는 먹이가 저장된 벌집을 제거하였다. 대조그룹은 기존 6매를 유지하였다. 가상 설치가 봉군 세력에 미치는 단기적인 영향을 확인하기 위하여 8월 1일, 8월 11일, 8월 20일 총 3회에 걸쳐 성충 일벌의 개체수를 측정하였다(Delaplane et al., 2013).
4. 기상 관측 및 온도 측정
실험 기간 동안 여름철의 고온 환경이 수벌집 생성 등에 미치는 영향을 파악하기 위해 양봉장에 기상 관측장비(ZL6 Data Logger, METER Group, Pullman, WA, USA)를 설치하여 30분 간격으로 지속적인 외부 환경 온도를 기록하였다.
5. 꿀벌응애 감염률 평가 및 수벌번데기방 제거
가상을 이용한 꿀벌응애 방제 효과를 정량적으로 분석하기 위해 다음의 세 가지 평가를 수행하였다.
가루설탕법(Sugar shake method): 성충 일벌에 부착하여 기생중인 꿀벌응애의 밀도 변화를 측정하기 위해 8월 1일과 8월 20일에 각 봉군당 3반복으로 가루설탕법을 통해 꿀벌응애 밀도를 검사하였다. 측정 방법은 Dietemann et al. (2013)의 방법을 사용하여 반복 측정당 약 100마리의 일벌을 대상으로 진행하였다.
수벌번데기방 제거 및 검사: 8월 11일, 가상 그룹의 벌집 하단에 유도된 수벌번데기방을 제거 및 수거하였다. 수거된 수벌번데기방은 꿀벌응애의 감염률을 확인하기 위하여 전수조사로 감염 여부를 확인하였다.
일벌번데기방 검사: 8월 14일, 가상 그룹과 대조그룹 양쪽 모두에서 봉군당 100개의 벌집 중앙부에 형성된 일벌번데기방을 검사하여 꿀벌응애 감염 여부를 확인하였다.
6. 데이터 통계 분석
본 연구에서 얻어진 자료의 그래프 작성은 ChatGPT v5.3 (OpenAI, San Francisco, CA, USA), 통계 분석은 SigmaPlot v12.5 (Systat Software Inc., San Jose, CA, USA)를 이용하여 수행하였다. 성충 일벌수 및 가루설탕법을 통해 조사한 봉군 내 꿀벌응애 개체수의 시기별 변화는 처리 그룹(가상그룹, 대조그룹)과 조사 시기(8월 1일, 8월 11일, 8월 20일 또는 8월 1일, 8월 20일)를 요인으로 하는 two-way repeated measures ANOVA를 이용하여 분석하였다.
수벌번데기방과 일벌번데기방의 꿀벌응애 감염률 비교에서는 감염 여부(감염/비감염)를 이항자료로 처리하고 봉군을 층 변수로 고려하여 Cochran-Mantel-Haenszel 검정을 수행하였다. 또한 가상그룹과 대조군 간 일벌번데기방의 감염률 차이는 봉군별 감염률을 이용하여 Welch̓s t-test를 통해 비교하였다. 모든 통계 분석에서 유의수준은 p<0.05로 설정하였다.
결 과
1. 일벌수 변화 비교
가상그룹과 대조그룹의 일벌수 변화를 비교하였다. 가상그룹과 대조그룹은 기존 각각 5봉군으로 실험을 진행하였으나, 가상그룹의 5봉군 중 3봉군에서 수벌번데기방이 형성되었고, 두 봉군에서 수벌번데기방이 생성되지 않아 분석에서 제외하였다. 성충 일벌수의 시기별 변화에 대한 two-way repeated measures ANOVA 결과, 그룹 효과는 유의하지 않았으며(F(1,6)=0.006, p=0.940), 시기 효과 또한 유의하지 않았다(F(2,12)=2.516, p=0.122). 또한 그룹과 시기 간 상호작용도 유의하지 않아(F(2,12)=0.536, p=0.598), 가상 설치 여부에 따른 성충 일벌수 변화 양상의 차이는 확인되지 않았다. 대조구의 평균 성충 일벌수는 8월 1일 10,626.0마리에서 8월 20일 9,154.0마리로 감소하였고, 가상구는 같은 기간 10,043.3마리에서 9,430.0마리로 변동하였으나, 이러한 변화는 통계적으로 유의하지 않았다(Table 1).
2. 봉군 내 꿀벌응애 개체수 변화
가루설탕법(Sugar shake method)을 이용하여 성충 일벌에 부착된 꿀벌응애 개체수의 변화를 조사하였다. 가상그룹과 대조그룹을 대상으로 2025년 8월 1일에 수벌번데기방 제거 이전의 봉군 내 꿀벌응애 개체수를 조사하였으며, 이후 8월 11일에 가상 처리군의 벌집 하단부에 형성된 수벌번데기방을 제거하였다. 제거 이후의 변화를 확인하기 위해 8월 20일에 동일한 방법으로 응애 개체수를 다시 측정하였다. 측정된 자료는 처리 그룹과 조사 시기를 요인으로 하는 two-way repeated measures ANOVA로 분석하였다. 분석 결과, 처리 그룹에 따른 효과는 유의하지 않았으며(F(1,6)=0.001, p=0.976), 조사 시기에 따른 효과 또한 유의하지 않았다(F(1,6)=0.345, p=0.578). 또한 처리 그룹과 시기 간 상호작용 효과 역시 통계적으로 유의하지 않았다(F(1,6)=3.57, p=0.108). 8월 1일 조사에서 가상 처리군의 성충 일벌에 부착된 꿀벌응애 개체수는 평균 8.13±2.81마리였으며, 8월 20일 조사에서는 3.33±0.81마리로 나타났다. 이는 실험 기간 동안 약 59.0% 감소한 값이다. 반면 대조군에서는 8월 1일 평균 2.48±0.66마리에서 8월 20일 4.58±1.35마리로 나타나 약 84.7% 증가하였다(Fig. 2). 가상 처리군 중 실험 기간 동안 수벌번데기방이 형성되지 않은 1번 및 5번 봉군은 분석에서 제외하였다.
3. 수벌번데기방 및 일벌번데기방의 꿀벌응애 감염률 비교
가상그룹에서 가상을 이용하여 유도된 수벌번데기방(Fig. 3)을 제거한 후, 제거된 수벌번데기방의 꿀벌응애 감염 여부를 조사하였다. 가상그룹의 봉군에서 각각 653개, 1,199개, 484개의 수벌번데기방을 조사한 결과, 그 중 247개, 625개, 275개에서 꿀벌응애가 검출되었다. 이에 따른 수벌번데기방의 감염률은 각각 37.8%, 52.1%, 56.8%로 나타났으며 평균 감염률은 49.0%로 나타났다.
Natural formation of capped drone brood beneath the comb frame. The honey bees constructed natural drone comb and capped drone brood directly under the bottom bar of the comb frame.
같은 봉군에서 일벌번데기방 100개씩을 조사한 결과, 봉군에서 각각 5개, 4개, 14개의 번데기방에서 꿀벌응애가 검출되었으며 감염률은 각각 5.0%, 4.0%, 14.0%로 나타났다. 가상그룹에서 조사한 일벌번데기방의 평균 감염률은 7.7%였다. 봉군을 층으로 고려한 Cochran-Mantel-Haenszel 검정 결과, 가상그룹에서 수벌번데기방의 꿀벌응애 감염률은 일벌번데기방의 감염률보다 유의하게 높았다(χ2=185.96, p<0.001). 수벌번데기방의 평균 감염률은 일벌번데기방에 비해 약 6.4배 높게 나타났다(Fig. 4).
Varroa mite infestation rates in drone and worker brood cells within spacer colonies. Drone brood cells induced below the comb were collected and examined for mite infestation, and worker brood cells were sampled from the same colonies. Values represent mean±SE. Asterisks indicate significant differences between brood types (p<0.001, CochranMantelHaenszel test).
대조군에서는 봉군당 일벌번데기방 100개씩을 조사한 결과, 봉군에서 각각 15개, 19개, 10개, 9개, 5개의 번데기방에서 꿀벌응애가 검출되었으며 감염률은 각각 15.0%, 19.0%, 10.0%, 9.0%, 5.0%로 나타났다. 대조군의 일벌번데기방 평균 감염률은 11.6%였으며, 가상 처리군의 일벌번데기방 감염률(평균 7.7%)과 비교한 결과 두 그룹 간 차이는 통계적으로 유의하지 않았다(Welch̓s t-test, t=-0.981, p=0.378)(Fig. 5).
4. 기상 조건
실험 기간 동안(2025년 7월 20일~8월 20일) 완주 지역의 기온을 측정한 결과, 평균기온은 28.8℃였으며, 평균 최저기온과 평균 최고기온은 각각 24.6℃와 33.6℃로 나타났다. 일평균 기온은 24.0~31.8℃ 범위에서 변동하였으며, 실험 기간 중 최고기온은 38.3℃, 최저기온은 20.9℃로 기록되었다. 특히 7월 하순에는 일평균 기온이 30℃ 이상으로 유지되어 전반적으로 고온 조건이 지속되었으며, 8월 중순 이후에는 기온이 다소 감소하는 경향을 보였다(Fig. 6).
고 찰
본 연구는 우리나라 여름철 무밀기 조건에서 가상을 이용하여 소비 하단에 수벌번데기방을 유도하고, 이를 적기에 제거하는 방식이 꿀벌응애 관리의 보조 수단으로 활용될 가능성을 평가하였다. 본 실험은 평균기온 28.8℃, 최고기온 38.3℃에 이르는 고온 환경에서 수행되었으며(Fig. 6), 이러한 조건에서도 가상 처리군 5봉군중 3봉군에서 수벌번데기방이 형성되어 여름철에도 해당 방법을 활용한 꿀벌응애 방제의 가능성을 보여주었다. 가상 처리군에서 형성된 수벌번데기방의 응애 감염률은 같은 봉군의 일벌번데기방보다 높은 것을 확인하였다(Fig. 4). 반면 성충 일벌에 부착된 응애 수의 변화는 처리군과 대조군 사이에서 방향성 차이를 보였으나 반복측정 분석에서 통계적으로 유의한 처리 효과는 검출되지 않았다(Fig. 2). 성충 일벌 수의 변화는 처리에 따른 유의한 차이가 없었다(Table 1). 이러한 결과는 가상을 이용한 수벌집 제거가 여름철 봉군 세력을 크게 저해하지 않으면서도 응애를 선택적으로 집중·제거할 수 있는 생태공학적 방제수단이 될 가능성을 시사한다. 다만 성충 일벌 부착 응애(Phoretic phase) 수의 변화는 봉군 수준의 반복측정 분석에서 통계적으로 유의하지 않았으므로, 본 연구의 결과는 여름철 가상 활용 가능성을 보여주는 현장 적용성 평가이자 예비적 검증으로 해석하는 것이 타당하다.
이와 같은 결과는 꿀벌응애의 번식 생태와 잘 부합한다. 꿀벌응애는 일벌방보다 수벌번데기방에 더 높은 빈도로 침입하며, 수벌 유충은 밀개 전후의 발육 기간이 더 길어 응애의 침입과 자손 성숙에 유리한 조건을 제공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Fuchs, 1990; Martin, 1994, 1995; Boot et al., 1995). 또한 최근에는 간호벌의 방문 빈도가 유충방 침입 가능성에 영향을 줄 수 있다는 보고도 제시되었다(Reams et al., 2024). 따라서 본 연구에서 가상 하단에 자연 조성된 수벌번데기방에서 높은 감염률이 확인된 것은 단순히 빈 공간이 늘어났기 때문이 아니라, 응애가 선호하는 번식처가 형성되었기 때문에 이해할 수 있다. 다시 말해 본 처리의 핵심 기작은 일벌번데기방 감염률을 즉시 낮추는 데 있다기보다, 응애가 선호하는 수벌번식처를 봉군 내에 의도적으로 형성한 후 제거함으로써 응애 개체군의 증가 속도를 늦추는 데 있다고 판단된다.
본 연구 결과는 수벌번데기방 제거법이 비화학적 응애 방제수단으로 유효하다는 기존 보고와 전반적으로 일치한다. Charrière et al.(2003)은 밀개 수벌집 제거가 응애 개체군 증가를 지연시킬 수 있다고 하였고, Calderone(2005)는 초가을 수벌집 제거가 일벌 개체수나 꿀 생산에 뚜렷한 불이익 없이 IPM의 한 요소가 될 수 있다고 평가하였다. Wantuch and Tarpy (2009) 역시 수벌집을 활용한 응애 제거 전략의 가능성을 제시하였으며, Odemer et al.(2022)은 함정 벌집틀(trap frame) 내 응애 축적이 시간에 따라 증가함을 보여 반복 제거의 누적 효과 가능성을 제시하였다. 본 연구에서도 수벌번데기방의 감염률이 일벌번데기방보다 유의하게 높아, 가상을 이용한 수벌집 유도가 기존 DBR과 동일한 원리로 작동함을 확인하였다. 하지만 꿀벌응애의 감염률이 높을 시 꿀벌응애는 일벌번데기방과 수벌번데기방에 모두 높은 기생률을 보이므로 방제효과가 감소할 수 있다(Fuchs, 1992).
본 연구의 실용적 의의도 크다. 기존 DBR은 별도의 수벌 전용 벌집틀이나 함정 벌집틀(trap frame) 운영이 필요한 경우가 많아 농가 현장에서는 노동력과 관리 부담이 문제로 지적되어 왔다. 반면 본 연구의 방법은 농가에서 이미 활용하는 가상을 이용해 기존 소비 하단에 수벌번데기방을 유도한다는 점에서 장비 비용을 낮추고 적용 편의성을 높일 수 있다. 또한 여름철에는 수벌번데기방이 잘 생성되지 않아 응애방제로 사용할 수 없었으나, 가상을 사용하여 공간과 일정 수의 일벌이 있으면 수벌번데기방을 형성하여 꿀벌응애 방제에 활용할 수 있음을 보여주었다. 여름철 가상의 이용은 봉군 내부의 여유 공간을 증가시켜 군내 혼잡과 분봉 관련 신호를 완화할 가능성이 있으며(Fefferman and Starks, 2006; Gryboś et al., 2025), 벌집 구조의 개방성을 높여 환기 및 온도 조절에 보조적으로 기여할 수 있다(Sudarsan et al., 2012). 더욱이 우리나라 양봉 현장에서는 플루발리네이트 저항성이 이미 중요한 문제로 대두되었고(Kim and Lee, 2022), 이에 따라 아미트라즈 의존이 높아지는 상황도 보고되고 있다(Lee et al., 2025). 동시에 월동 전 응애 감염수준이 높을수록 봉군의 월동 생존성이 크게 낮아진다는 국내외 결과를 고려할 때(van Dooremalen et al., 2012; Son et al., 2024), 여름철에 응애 밀도를 선제적으로 낮추는 기술의 확보는 매우 중요하다. 특히 개미산과 같은 유기산 처리는 온도와 처리 농도에 따라 효율과 안전성이 달라질 수 있으므로(Underwood and Currie, 2003; Oh et al., 2024), 고온기에는 비화학적 수단을 병행하는 전략이 필요하다. 따라서 spacer 기반 수벌집 제거는 단독 방제법이라기보다, 여름철 응애 증가 억제와 월동 전 밀도 저감을 목표로 하는 한국형 Varroa IPM 체계의 보완 요소로 활용될 수 있을 것으로 생각된다. 국내 일부 농가에서도 수벌집 제거 방식이 경험적으로 활용되고 있으나, 농가별 봉군 규모, 계절 조건, 제거 시점에 따라 효과가 달라질 수 있으므로 표준화된 적용 기준 마련이 필요할 것으로 사료된다.
본 연구에는 몇 가지 한계가 있다. 첫째, 전체 공시 봉군 수가 적었고, 가상 처리군 가운데 2봉군에서 수벌번데기방이 형성되지 않아 실제 분석 표본 수가 더 감소하였다. 특히 수벌번데기방이 형성되지 않은 봉군의 제외는 처리 봉군 중심의 해석으로 이어질 가능성이 있어 결과의 일반화에 주의가 필요하다. 수벌번데기방이 생성되지 않은 이유는 다른 봉군보다 실험 시 일벌의 수가 부족하였던 것으로 파악된다. 수벌번데기방을 생성하기 위해서는 일정 수준 이상의 일벌 개체수가 있어야 할 것으로 파악되며, 그 기준을 확립하는 연구가 필요해 보인다. 둘째, 가상 처리군에서만 소비 수를 5매로 줄여 일벌 밀도를 높였기 때문에, 관찰된 효과가 가상 자체에 의한 것인지, 공간 조절에 따른 봉군 밀도 변화에 의한 것인지는 본 실험만으로 완전히 분리할 수 없다. 다만 꿀벌응애의 번식 조건에 영향을 최소화하기 위하여 육아권이 있는 벌집이 아닌 먹이권의 벌집을 제거하여 영향을 최소화하였다. 셋째, 실험이 단일 양봉장, 약 1개월, 1회 제거 조건에서 수행되어 반복 제거에 따른 누적 효과, 주변 봉군으로부터의 재침입, 바이러스 부하, 꿀 생산성, 월동 성적까지는 평가하지 못하였다. 넷째, 수벌집 제거는 적기에 수행되지 않으면 오히려 응애의 번식처를 제공할 수 있으므로, 현장 적용 시 제거 시점의 표준화가 필수적이다. 향후 연구에서는 반복수 확대, 가상의 높이와 설치 시기, 제거 간격, 소비 수 조절 여부를 요인별로 분리한 반복시험이 필요하며, 전용 수벌 프레임과의 직접 비교, 유기산 처리나 육아중단과의 병용 효과, 노동·비용 대비 효율, 월동 성공률까지 포함한 장기 검증이 이루어져야 할 것이다(Wantuch and Tarpy, 2009; Jack and Ellis, 2021; Odemer et al., 2022). 또한 장기적으로 월동 성공률 및 봉군 생산성에 미치는 영향까지 포함한 다지역 반복 연구가 필요할 것으로 판단된다.
가상을 활용하는 것뿐만 아니라 수벌번데기방 트랩이나 벌집 아래 부분을 제거하여 수벌방을 만들게 하는 방법 등은 해외 연구 등에서 선행연구가 이루어져 있기에 꿀벌응애 방제를 위한 방법으로 수벌집 제거법을 사용하는 것은 약제 오남용이나 저항성 문제 등을 회피할 수 있는 유의미한 응애방제 방법으로 활용할 수 있다고 생각된다(Charrière et al., 2003; Calderone, 2005; Wantuch and Tarpy, 2009).
적 요
꿀벌응애(Varroa destructor)는 서양종 꿀벌(Apis mellifera)의 봉군 건강과 양봉 생산성에 큰 피해를 주는 대표적인 외부기생성 해충이다. 본 연구는 여름철 무밀기 및 고온 조건에서 가상(spacer)을 이용하여 소비 하단의 수벌번데기방 형성을 유도하고, 이를 제거하는 방법의 현장 적용 가능성을 평가하고자 수행하였다. 총 10개 봉군을 대조군과 가상 처리군으로 나누어 성충 일벌수, 가루설탕 법에 의한 성충부착응애 수준, 그리고 번데기방 감염률을 조사하였다. 그 결과 일부 가상 처리 봉군에서 소비 하단의 수벌번데기방이 형성되었으며, 이 수벌번데기방의 꿀벌응애 감염률은 같은 봉군의 일벌번데기방보다 높게 나타났다. 수벌번데기방 제거 후 성충 일벌에 부착된 꿀벌응애 수는 가상 처리군에서 감소하고 대조군에서 증가하는 경향을 보였으나, 반복 측정 분석에서는 처리 효과가 통계적으로 유의하게 나타나지 않았다. 한편 성충 일벌수는 처리군과 대조군 사이에 유의한 차이를 보이지 않아, 본 실험 기간과 평가 지표 범위에서는 가상 기반 처리가 봉군 세력에 뚜렷한 단기 악영향을 주었다는 증거는 확인되지 않았다. 따라서 본 연구 결과는 가상을 이용한 수벌집 제거가 여름철 고온 조건에서도 응애가 선호하는 번식처를 형성하게 할 가능성을 예비적으로 시사하지만, 봉군 수준의 꿀벌응애 방제 효능을 확증하는 수준은 아니다. 향후 반복수 확대와 함께 가상 설치 효과와 봉군 공간 조절 효과를 분리한 추가 연구를 통해 본 방법의 실제 방제 가치와 국내 양봉 현장 적용성을 보다 정밀하게 검증할 필요가 있다.
Acknowledgments
본 연구는 농촌진흥청 연구과제 PJ01418005의 연구비로 지원된 결과이며 이에 깊은 감사를 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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