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지역 간 아까시나무 개화시차가 이동양봉 경유지 운용에 미치는 제약
Abstract
Migratory beekeeping in Korea rests on the premise that Robinia pseudoacacia L. blooms sequentially from south to north, so that colonies moved northward can harvest at several stopovers in succession. This premise requires two conditions: a predictable flowering order, and intervals between consecutive stopovers long enough to relocate, settle, and harvest. Using estimated bloom onset dates from six migratory apiary sites over three years (2024~2026; 18 observations), we tested both. The flowering order remained stable across years (Spearman ρ=0.812~0.986), indicating that the south-to-north route itself remains plannable. The intervals, however, varied markedly and were narrowest in 2026. The latitudinal gradient of bloom onset was 5.78 and 7.82 d °lat-1 in 2024 and 2025 but only 3.63 in 2026, and the south~north spread narrowed from 16 and 23 days to 12 days. Assuming a 13-day flowering duration, the maximum number of simultaneously flowering sites was five and four of six in 2024 and 2025, but reached all six on 12 May 2026. Under a minimum residence requirement of 13 days, the number of stopovers harvestable in sequence fell from two to one. A latitude-only model transferred across years gave a mean absolute error of 7.34 days and the site climatological mean gave 6.17 days, or 56% and 47% of a 13-day harvest window. These results indicate that the migratory route remains plannable but its schedule cannot be planned from spatial information alone.
Keywords:
Robinia pseudoacacia, Migratory beekeeping, Flowering interval, Bloom date, Harvest window서 론
국내 벌꿀 생산은 아까시나무 (Robinia pseudoacacia L.) 단일 밀원에 크게 의존한다. 우리나라 꿀 생산량의 70% 내외가 아까시나무에서 나오며 (Kim et al., 2021a), 이러한 단일 밀원 의존 구조는 밀원자원 부족과 맞물려 국내 양봉산업의 구조적 취약점으로 지적되어 왔다 (Lee et al., 2019). 1980년대까지 약 32만 ha에 달하던 아까시나무 조림지는 노령화와 자연적 쇠퇴, 조림기피로 현재 약 2만 1천 ha로 감소하였으며, 밀원수 부족은 국내 양봉산업 활성화를 위해 가장 시급히 해결해야 할 과제로 지적되어 왔다 (Han, 2014; Kim et al., 2021a).
이러한 조건에서 양봉농가는 아까시나무의 개화기에 맞추어 봉군을 남에서 북으로 이동시키는 이동양봉을 선택하게 된다. 국내에서는 100만 군 이상의 봉군이 이동양봉에 이용되며 전체 양봉농가의 약 30%가 이를 실시하는 것으로 보고되었고 (Lee et al., 2023a), 전북지역 158농가를 대상으로 한 조사에서는 이동양봉이 27%, 고정양봉과 이동양봉을 병행하는 농가가 36%로 전체의 63%가 봉군 이동에 관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Lee et al., 2023b). 이동양봉은 이동 비용과 봉군 손실이라는 부담을 감수하는 방식이므로 (Han, 2015; Kang et al., 2017), 그 부담을 상쇄할 만한 편익이 전제되어야 성립한다.
그 편익의 원천은 개화시기의 지역 간 시차다. 한 경유지의 개화가 끝날 무렵 다음 경유지가 개화하기 시작해야, 동일한 밀원에서 여러 차례 채밀할 수 있다. 따라서 이동양봉의 성립은 두 조건에 의존한다. 첫째, 경유지의 개화 순서가 예측 가능해야 경로를 계획할 수 있다 (순서 조건). 둘째, 인접 경유지의 개화 시점 사이에 이동·설치·채밀·철수에 필요한 시간 간격이 확보되어야 일정이 실현된다 (간격 조건).
지금까지 아까시나무 개화에 관한 국내 연구는 개화일 자체를 정확히 예측하는 데 집중되어 왔다. 기온 기반 통계 모델 (Son et al., 1999), 과정기반모형을 이용한 지역별 만개일 예측 (Kim et al., 2021b), 머신러닝을 활용한 개화 및 낙화일 예측 등이 대표적이며 (Oh et al., 2025), 기후변화에 따른 식물계절 변동을 다룬 연구도 축적되고 있다 (Walkovszky, 1998; Lee et al., 2020; Taylor and White, 2020; Cho et al., 2021). Kim et al. (2021b)은 12년간의 자료로 중북부 내륙과 남서부 해안의 만개일 차이가 연 0.7098일씩 감소함을 보고하여, 지역 간 시차 자체가 축소되고 있음을 시사하였다 (Kim et al., 2021b).
한편 Lee et al. (2023a)은 GPS와 온·습도 센서를 장착한 이동양봉 정보제공 시스템을 개발하여 39개 봉군의 이동 경로를 추적하였다. 이 연구는 채밀기 중 봉군의 누적 이동거리가 평균 578.5 km, 1회 이동거리가 평균 64.2 km이며, 이동거리가 5월 8~12일에 가장 길었음을 보고하여 국내 이동양봉의 실태를 처음으로 실증하였다. 다만 저자들은 아까시나무의 개화 자료를 기존에 보고된 일반적 개화기와 분포에 의존하였기 때문에 봉군 이동과의 관련성을 확인하거나 회귀분석을 수행하기에 충분하지 않았다고 밝히고, 후속 연구에서 지역별 개화 특성을 동시에 조사할 필요가 있음을 제시하였다 (Lee et al., 2023a).
또한 이들 연구는 개별 지역의 개화일을 종속변수로 삼는다. 이동양봉 농가에게 실질적으로 중요한 것은 특정 지역의 꽃이 언제 피는가가 아니라, 경유지들의 개화일이 서로 얼마나 벌어져 있는가이다. 개화 시차가 축소되면 개화일 예측이 아무리 정확해도 이동을 통한 반복 채밀 자체가 불가능해지기 때문이다. 또한 기존 연구의 관측지점은 기상청 계절관측지점 또는 산림·수목원 내 대표 임분으로, 실제 봉군이 놓이는 이동양봉 양봉장과는 입지가 다르다.
본 연구는 Lee et al. (2023a)이 제시한 후속 과제에 해당하는 지역별 개화 특성 자료를 기반으로, 관점을 개화일 예측에서 개화 시차의 구조로 전환하여, 이동양봉 경유지 6개 지역의 3개년 개화 시작일만으로 위 두 조건의 성립 여부를 검증하고자 하였다. 이를 위해 이동양봉 일정과 직결되는 네 가지 지표 (동시 개화지점 수, 이동양봉 시즌 길이, 인접 경유지 간 개화 간격, 채밀 가능 경유지 수)를 정의하고, 개화전선의 위도 기울기와 공간 정보 기반 예측 오차를 함께 산출하였다. 이를 통해 이동양봉이라는 생산 방식이 현재 어느 정도 작동하고 있는지를 정량적으로 제시하고, 이동양봉정보제공 시스템 등 현장 지원 체계의 기초 자료를 제공하고자 한다.
재료 및 방법
1. 조사 지역 및 개화 관측
조사 지역은 국내 주요 이동양봉 경유지 6개 지역으로, 2024년부터 2026년까지 3개년 연속 조사된 지점을 대상으로 하였다 (Table 1). 최남단 창녕 (북위 35.569°)에서 최북단 철원 (북위 38.301°)까지 위도 2.732° 범위에 분포한다. 각 지역에서 사전 지정한 양봉장 1개소를 조사 대상으로 하였으며, Table 1의 위경도는 해당 양봉장의 실측 좌표이다.
조사 대상은 지역별 지정 양봉장에서 사전에 지정한 아까시나무 1본이며, 3개년 모두 동일 지점의 동일 개체를 관측하였다. 이는 개체 간 생육 차이가 연도 간 비교에 개입하지 않도록 하기 위한 것이다.
개화 시작일은 해당 양봉장에 상주하는 농가의 일상적 관찰에 근거하여 기록되었다. 조사팀은 개화 예측 정보를 바탕으로 1차 채밀시기를 산정하고 농가와 일정을 조율하여 현장을 방문하였으며, 방문 시 지정 개체의 개화 단계를 확인하고 화서 수를 계수하여 농가가 보고한 개화 시작일을 교차 검증하였다. 개화 단계는 1단계 꽃눈 형성, 2단계 봉오리 발달, 3단계 개화 시작 (개화율 약 10%), 4단계 만개 (개화율 50% 이상), 5단계 낙화 및 결실의 5단계 척도로 판정하였다.
3개년 모두 지역별로 동일한 조사팀이 관측을 담당하였다. 지역별로 조사팀이 다르므로 개화 판정 기준의 관측자 간 차이가 지역 간 시차에 포함되었을 가능성이 있으며, 이 때문에 본 연구는 특정 연도의 절대적 개화일보다 연도 간 비교에 초점을 두었다.
관측 항목은 개화 시점이며, 그 판정 기준은 아까시나무 화아가 좁쌀 모양에 도달한 시점 (이하 좁쌀모양기, uij)으로부터 5일 후로 하였다. 이는 좁쌀모양기 (2단계, 봉오리 발달)에서 개화 시작 (3단계, 개화율 약 10%)에 이르는 기간을 조사 관행에 따라 5일로 본 것이다. 이에 따라 지역 i, 연도 j의 추정 개화 시작일 sij는 sij=uij+5 (일)로 산정하였다.
본 연구의 개화 시작일은 이와 같이 관측값에 고정 일수를 더해 산정한 파생값이므로, 이하 추정 개화 시작일로 표기한다. 개화 단계 관측값에 고정 일수를 적용하여 후속 단계를 산정하는 방식은 선행 연구에서도 사용되어 왔다. Oh et al. (2025)은 낙화 관측값이 제공되지 않아 만개일 기준 4일 후를 낙화 시작일로 산정한 바 있다. 다만 이러한 방식은 파생 변수의 독립성을 저하시킨다는 한계가 있으며 (Oh et al., 2025), 더해지는 일수가 지역이나 연도에 따라 변동한다면 편의가 발생할 수 있다.
개화 지속기간 (W)은 조사 설계에 따라 13일 (W=13)로 사전에 설정하였다. 수원 지역에서 아까시나무의 개화를 5단계로 구분하여 조사한 선행 연구는 꿀벌의 채밀이 가능한 4단계가 5월 20일부터 26일까지 7일간 지속되었다고 보고하였으며, 이는 개화 최성기 3일간의 강우로 평년보다 짧아진 결과로 해석되었다 (Han et al., 2009). 본 연구의 W=13일은 개화 시작 (3단계)부터 낙화 (5단계)까지를 포괄하는 값이다. W가 관측값이 아닌 설정값이므로, 이 가정에 결론이 의존하지 않음을 확인하기 위해 W=10·13·16일에 대한 민감도 분석을 분석 설계에 포함하였다.
여기서 더해지는 5일은 모든 지역 및 연도에 대해 동일한 상수이므로, 지역 간, 연도 간 차이로 정의되는 본 연구의 모든 지표는 이 값에 불변이다. 예를 들어 두 지역의 개화 간격은 sij-skj=(uij+5)-(ukj+5)=uij-ukj로 상수항이 소거된다. 회귀 기울기 또한 종속변수에 상수를 더해도 변하지 않는다.
산림 내 대표 임분을 조사구로 선정하고 가로수 및 공원수를 제외한 사례가 있고 (Kim et al., 2021b), 누적 개화율 5% 이상을 개화 시작일로 정의하는 사례도 있지만 (Kim et al., 2022b), 본 연구의 양봉장 단위 관행 기준은 이들과 정의가 다르므로, 절대적 개화일의 직접 비교보다는 지역 간 및 연도 간 상대 시차의 분석에 초점을 두었다.
2. 달력일 정렬
2024년은 윤년이므로 3월 1일 이후 날짜의 연중 일수 (day of year, DOY)가 평년보다 1일 크다. 연도 간 비교에서 이 편의를 제거하기 위해, 윤년의 3월 1일 이후 관측일에서 1일을 빼 모든 관측일을 비윤년 기준 DOY로 변환하였다. 이 보정은 연도 내 회귀의 기울기에는 영향을 주지 않으며 (모든 관측치에 동일 상수가 적용되므로), 연도 간 오차 지표에만 영향을 준다. 이하 sij는 모두 보정된 값을 의미한다.
3. 이동양봉 지표의 정의
지역 i, 연도 j의 개화 구간을 개화 시작일로부터 W-1일 후까지, 즉 [sij, sij+W-1]로 두었다. 연도 j의 임의 날짜 t에 개화 중인 지점 수 Nj(t)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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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며, I[•]는 조건이 참일 때 1, 거짓일 때 0인 지시함수, n=6이다. 채밀기 전체에 걸친 최댓값을 , 그 최댓값이 관측된 날짜를 로 표기하였다. 이면 해당 연도에 모든 경유지가 동시에 개화한 시점이 존재함을 뜻한다.
최남단 개화 시작일부터 최북단 개화 종료일까지의 일수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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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 정의하였다. W가 세 연도에 동일하게 더해지는 상수이므로, Lj의 연도 간 순위는 W 값에 원리적으로 불변이다.
남 → 북 경로를 위도 오름차순으로 고정하고, 인접한 두 경유지의 개화 시작일 차이를 산출하였다. 이 값이 음수인 구간은 북측 지역이 먼저 개화한 역전 구간을 의미한다.
이동, 설치, 채밀, 철수에 최소 D일이 필요하다고 가정할 때, 개화 시작일 순으로 방문하되 직전 방문지로부터 D일 이상 경과한 지역만 선택하는 탐욕 알고리즘 (greedy algorithm)으로 순차 방문 가능한 경유지 수 Mj(D)를 산출하였다. 구현은 다음과 같다.
- 정렬: s_(1)≤s_(2)≤ ... ≤s_(n)
- last ← -∞; S ← ∅
- for i=1 to n:
- if s_(i) - last≥D then
- S ← S ∪ {i} ; last ← s_(i)
- M(D) ← |S|
이 알고리즘은 개화 시작일 순 선택이 최적해를 보장하는 구간 스케줄링 문제의 표준 해법이다. D=5, 7, 10, 13일에 대해 산출하였으며, 이는 관행적 채밀 일정을 포괄하도록 설정한 시나리오로서 특정 값에 결론이 의존하지 않음을 확인하기 위한 민감도 분석의 성격을 갖는다.
4. 개화전선 기울기 추정
연도 j에 대해 개화 시작일을 위도에 회귀하는 단순선형모형 sij=aj+bj xi+εij를 적합하였다. 여기서 xi는 지역 i의 위도 (°N)이고, 기울기 bj는 위도 1도당 개화 지연 일수 (d° lat-1)를 나타내는 개화전선의 공간 기울기이다. 최소제곱 추정량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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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며, 절편은 이다. 적합도는 결정계수 R2로, 기울기의 정밀도는 표준오차 SE(bj)와 t통계량(t=bj/SE(bj), 자유도 n-2=4)으로 평가하였다. 세 연도의 위도 벡터가 동일하므로 Sxx는 모든 연도에서 같은 값을 가지며, 따라서 연도 간 기울기 차이는 전적으로 Sxy의 차이에서 비롯된다.
연도 효과를 통제한 통합 추정을 위해 2024년을 기준으로 하는 연도 지시변수를 포함한 다중회귀를 18건 전체에 적합하였으며, 경도를 추가한 모형으로 경도 효과를 검정하였다.
5. 개화 순서 안정성
연도 쌍 (j, jʹ)에 대해 개화 시작일의 Spearman 순위상관계수 p와 Kendall 순위상관계수 τ를 산출하였다. 본 자료에서는 동순위가 존재하므로 (2024년 안동·천안, 2026년 안동·이천) 평균 순위를 부여한 뒤 산출하였다.
유의성 검정은 n=6에서 점근 근사를 신뢰하기 어려우므로, 한쪽 순위벡터의 6!=720가지 순열을 모두 열거하여 관측된 상관계수의 절댓값 이상이 나타나는 비율을 구하는 정확 순열검정으로 양측 p값을 산출하였다. 이 방식에서 n=6일 때 도달 가능한 최소 양측 p값은 0.0028 (완전일치 시)이므로, 이 표본 크기에서 순위상관 검정의 검정력은 원리적으로 제한된다. 따라서 p와 τ 는 개화 순서 안정성의 기술적 지표로 우선 해석하였다.
6. 예측오차
공간 정보만으로 개화일을 예측했을 때의 오차를 두 방식으로 평가하였다. 첫째는 위도 모형의 연도 간 이전으로, 연도 j의 자료로 적합한 회귀식을 다른 연도 j ʹ의 위도에 그대로 적용하여 예측값을 구하고 3개 연도의 순서쌍 6가지 전부에 대해 오차를 평균하였다. 둘째는 지역 평년값 (leave-one-out)으로 지역 i의 나머지 2개년 개화일 평균으로 해당 연도를 예측하였다. 오차 ek (예측값-실측값)에 대한 평가 지표는 다음과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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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대 절대오차도 함께 제시하였으며, 채밀 창 대비 상대 비중은 MAE를 W로 나눈 백분율로 산출하였다.
7. 분석 환경
모든 분석은 Python 3를 사용하였으며, 유의수준은 5%로 설정하였다. 회귀 계수는 Eq. 3의 최소제곱 해와 statsmodels 산출값이 소수점 넷째 자리까지 일치함을 확인하였다.
결 과
1. 개화 시작일
6개 지역 3개년의 개화 시작일은 Table 2와 같다. 전체 18건이며 결측은 없다. 연도별 평균 개화 시작일은 2025년이 가장 늦고 (136.3 DOY) 2026년이 가장 일렀다 (125.3 DOY).
2. 개화 순서의 연도 간 안정성
연도별 개화 순서는 다음과 같았으며, 연도 쌍별 순위상관은 Table 3과 같다.
- • 2024년: 창녕 → 안동·천안 (동일) → 이천 → 연천 → 철원
- • 2025년: 창녕 → 이천 → 안동 → 천안 → 연천 → 철원
- • 2026년: 창녕 → 안동·이천 (동일) → 천안 → 연천 → 철원
세 연도 쌍 모두 높은 순위상관을 보였다 (ρ=0.812~0.986). 정확 순열검정에서 2025~2026년과 2024~2026년 쌍은 유의하였으나 (각 p=0.0056, 0.0361), 2024~2025년 쌍은 유의수준 5%에 이르지 못하였다 (p=0.0722). 다만 n=6에서 도달 가능한 최소 p값이 0.0028임을 고려하면 이 검정의 검정력은 원리적으로 제한적이므로, 순서 안정성의 판단은 유의성보다 ρ의 크기에 근거한다. 특히 최남단 창녕은 3개년 모두 최초 개화 지역이었고, 연천과 철원은 각각 5위와 6위를 유지하였다. 순위가 변동한 지역은 중부권의 안동·천안·이천 세 곳에 국한되었으며, 천안은 2024년 공동 2위에서 2025·2026년 4위로, 이천은 2024년 4위에서 2025·2026년 2위로 이동하였다. 즉 남 → 북이라는 경로의 대강은 유지되나, 중부권 경유지의 내부 순서는 신뢰할 수 없었다.
3. 개화전선의 위도 기울기와 인접 경유지 간 개화 간격
연도별 위도 회귀 결과는 Table 4와 같다. 세 연도 모두 위도와 개화 시작일 사이에 유의한 정의 관계가 확인되었다 (Fig. 2). 위도 벡터가 동일하여 Sxx는 5.011로 고정되므로, 기울기 변화는 전적으로 Sxy의 변화 (39.205 → 18.168)에서 비롯되었다. 기울기는 2025년 7.82일 °lat-1에서 2026년 3.63일 °lat-1로 절반 이하로 감소하였고, 최남단 - 최북단 개화 시작일 차이도 23일에서 12일로 좁아졌다.
Flowering periods of Robinia pseudoacacia at six migratory beekeeping stopover sites (2024~2026). Bars indicate the assumed 13-day flowering period from estimated bloom onset. Sites are ordered by latitude (north downward). Dashed lines mark the date of maximum simultaneous flowering.
Latitudinal gradient of estimated bloom onset by year. The slope was 7.82 d °lat-1 in 2025 but 3.63 d °lat-1 in 2026. Site labels are placed on the 2026 series.
위도 1도는 약 111 km에 해당하므로, 2024년의 기울기 5.78일 °lat-1은 북쪽으로 약 111 km 이동할 때마다 개화가 약 5.8일 늦어짐을 뜻한다. 최남단 창녕과 최북단 철원의 위도차 2.732°를 적용하면 예상 개화 차이는 15.8일로, 실측 차이 16일 (4월 30일 → 5월 16일)과 부합하였다.
연도더미를 포함한 통합회귀 (n=18)에서 위도 계수는 5.74일 °lat-1 (SE 0.73, p<0.001, R2=0.887)이었으며, 잔차 표준편차는 2.56일, 최대 잔차는 5.6일이었다. 경도를 추가하여도 유의하지 않았다 (p=0.712).
인접 경유지 간 개화 간격은 Table 5와 같다. 천안 → 이천 구간은 2025년과 2026년 연속으로 간격이 음수가 되어, 위도가 더 높은 이천이 천안보다 먼저 개화하였다. 남 → 북 고정 순서로 이동할 경우 이 구간에서 채밀 시점을 놓치게 되는 것으로 나타났다.
4. 동시 개화지점 수와 이동양봉 시즌 길이
개화 지속기간 가정별 동시 개화지점 수와 시즌 길이는 Table 6과 같다. W=13일 가정에서 2026년 5월 12일 (DOY 132)에는 창녕부터 철원까지 6개 경유지 전체가 동시에 개화하였다 (Nmax=6, Fig. 1).

Maximum number of simultaneously flowering sites (Eq. 1) and total migratory season length (Eq. 2) under three assumed flowering durations
16일 가정에서도 동일하였다. 다만 10일 가정에서는 2026년이 5개 지점으로 2024년과 동일하여, 동시 개화지점 수의 연도 간 순위는 W 가정에 일부 의존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반면 시즌 길이 L은 세 가정 모두에서 일관되게 2025년>2024년>2026년 순이었으며, 2026년은 2025년보다 11일 짧았다. Eq. 2에서 W는 세 연도에 동일하게 더해지는 상수이므로, L의 연도간 순위는 W값에 원리적으로 불변이다.
5. 채밀 가능 경유지 수
최소 체류일 조건별 채밀 가능 경유지 수는 Table 7과 같다. 경유지가 6곳임에도 현실적으로 순차 채밀이 가능한 지역은 1~3곳에 불과하였다. 개화 기간 전체를 채밀에 사용하는 경우 (D=W=13)를 가정하면 2026년에는 창녕 한 곳만 가능하였다. 또한 최적 경로는 매년 달라져, D=7 기준으로 2024년 창녕 → 안동 → 연천, 2025년 창녕 → 이천 → 연천, 2026년 창녕 → 연천이 선택되었다.
6. 공간 정보 기반 개화일 예측 오차
공간 정보만을 이용한 예측 오차는 Table 8과 같다. 한 연도의 위도 회귀식으로 다른 연도를 예측했을 때 평균절대오차는 7.34일이었으며, 특히 2025년과 2026년을 상호 예측할 때 11.00일로 가장 컸다. 각 지역의 평년값을 사용한 경우에도 6.17일의 오차가 발생하였다. 이는 13일 개화 구간의 각각 56%와 47%에 해당한다. 연도 간 변동이 지역 간 차이보다 크다는 것을 의미한다.
고 찰
본 연구는 이동양봉 경유지 6개 지역의 3개년 개화 시작일만을 사용하여, 이동양봉이 전제하는 두 조건의 성립 여부를 검증하였다. 결과는 순서 조건이 세 해 모두 유지된 반면, 간격 조건은 2026년에 충족되지 않았음을 보여준다. 그해 5월 12일에는 6개 경유지가 모두 동시에 개화하였고, 최소 체류일 13일 기준으로 순차 채밀이 가능한 경유지는 1곳에 그쳤다.
순위상관이 0.812~0.986으로 높게 유지된 것은 남쪽에서 북쪽이라는 경로 자체가 여전히 계획 가능함을 뜻한다. 다만 이는 상관의 크기에 근거한 판단이며, 정확 순열검정에서 2024~2025년 쌍은 유의수준에 이르지 못하였다 (p=0.0722). 표본이 6개 지역에 불과하여 순위상관 검정의 검정력이 원리적으로 제한되기 때문이다. 최남단 창녕과 최북단 연천·철원의 순위는 3개년 내내 고정되었다. 그러나 중부권 안동·천안·이천의 내부 순서는 매년 바뀌었고, 천안 → 이천 구간은 2년 연속 역전되었다. 이는 위도가 개화시기의 지배적 설명 변수이면서도 (통합회귀 R2=0.887) 잔차 표준편차가 2.56일에 이른다는 결과와 일치한다. 위도가 0.5° 이내로 인접한 지역들 사이에서는 위도 순서가 개화 순서를 보장하지 못한다.
2026년 간격 조건의 악화는 여러 지표에서 일관되게 나타났다. Eq. 3에서 Sxx가 세 연도에 고정되므로, 기울기 감소는 위도-개화일 편차곱합 Sxy 자체가 39.205에서 18.168로 절반 이하가 되었음을 뜻한다. 남북 개화 범위는 23일에서 12일로 좁아졌으며, 이동양봉 시즌 총 길이는 W 가정 과 무관하게 2026년이 가장 짧았다. Kim et al. (2021b)이 12년 자료로 보고한 남서부 해안-중북부 내륙 만개일 차이의 연 0.7098일 감소 경향과 방향이 일치한다. 다만 본 연구는 3개년 자료이므로 추세를 주장할 수 없으며, 연도 간 변동의 기술에 그친다. 2025년 기울기의 95% 신뢰구간 (7.82±2.776×1.525=3.59~12.06)과 2026년의 신뢰구간 (3.63±2.776×0.820=1.35~5.90)이 부분적으로 겹치는 것도 이러한 신중한 해석을 뒷받침한다.
동시 개화지점 수는 이동양봉의 성립 조건을 가장 직접적으로 반영하는 지표다. 봉군은 한 시점에 한 지역에만 있을 수 있으므로, Eq. 1의 Njmax가 n에 근접할수록 이동을 통한 반복 채밀의 편익이 사라진다. W=13일 및 16일 가정에서 2026년 5월 12일에 N2026max=6이 관측된 것은, 그해 이동양봉이 원리적으로 작동하기 어려운 조건이었음을 시사한다. 다만 10일 가정에서는 2024년과 동률이 되어 이 지표는 W 가정에 일부 민감하다. 반면 시즌 길이 L은 Eq. 2의 구조상 W에 대해 순위가 불변이고, 채밀 가능 경유지 수 M(D)도 검토한 모든 D에서 2026년이 가장 불리하였으므로, 결론은 후자에 무게를 두어 해석하는 것이 타당하다.
본 연구의 결과는 실측 봉군 이동 자료와도 부합한다. Lee et al. (2023a)은 봉군의 1회 이동거리가 5월 8~12일에 가장 길었고 (90.2 km) 채밀기가 진행될수록 이동거리가 감소하는 음의 상관을 보고하였다. 본 연구에서 2026년 최대 동시 개화가 5월 12일에 관측된 것과 시기가 일치하며, 이는 경유지 간 개화 간격이 좁아질수록 봉군이 짧은 기간에 집중적으로 이동해야 함을 시사한다. 또한 Lee et al. (2023a)은 아까시나무 개화 자료를 기존 보고에 의존하여 봉군 이동과의 관련성을 통계적으로 확인하지 못하였다고 밝혔는데, 본 연구가 제시한 경유지 단위 개화 시차 지표는 그 공백을 메우는 자료로 활용될 수 있다.
예측 오차 결과는 현장 정보 제공 체계에 대한 시사점을 준다. 위도 모형과 지역 평년값 모형은 각각 7.34일과 6.17일의 오차를 보였는데, 이는 13일 개화 구간의 절반에 가깝다. 반면 Oh et al. (2025)은 27개 기상·지리 변수와 머신러닝을 이용하여 0.1~2.66일의 오차를 보고하였다. 두 결과의 차이는 당해 연도 기상 정보의 반영 여부에서 비롯된다. 즉 이동양봉 일정 수립에는 공간·평년 정보가 아니라 당해 연도 기상을 반영한 동적 예측이 필수적이다. 다만 Oh et al. (2025)의 관측지점은 기상청 계절관측지점이고 Kim et al. (2021b)의 조사구는 산림 내 대표 임분인 반면, 본 연구는 실제 봉군이 놓이는 양봉장을 대상으로 하였다. 양봉장은 도로변·경작지 주변 등 산림 임분과 미기후 및 식생 구조가 다르므로, 기존 예측 정보의 양봉장 단위 적용성은 별도 검증이 필요하다.
본 연구의 결과 해석에는 다음을 고려해야 한다.
첫째, 추정 개화 시작일과 개화 지속기간 (W)은 재료 및 방법에서 밝힌 바와 같이 관측값에 규칙을 적용한 값이다. 이에 따라 동시 개화지점 수와 채밀 가능 경유지 수는 가정 기반 산출값이다. 다만 W=10·13·16일 민감도 분석에서 시즌 길이와 채밀 가능 경유지 수의 연도 간 순위는 모든 가정에서 유지되었으므로, 결론은 이들 지표에 무게를 두어 해석하는 것이 타당하다. 동시 개화지점 수는 W=10일 가정에서 2024년과 동률이 되어 상대적으로 가정에 민감하다.
둘째, 관측자 간 판정 기준의 차이가 지역 간 시차에 포함되었을 수 있다. 3개년 모두 지역별 조사팀이 동일하였다는 점은 이 편의가 연도 간 비교에서 상쇄될 여지를 시사하나, 본 연구의 자료만으로는 이를 검증할 수 없다. 향후 관측자 간 판정 일치도를 별도로 평가할 필요가 있다.
셋째, 표본이 6개 지역 3개년 18건으로 제한적이다 (연도별 회귀의 자유도 4). 따라서 연도 간 변동을 기술하는 데 그쳤으며 추세를 주장하지 않았다. 또한 고도는 개화시기에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알려져 있으나 (Yun et al., 2001) 본 연구는 이를 반영하지 못하였다. 철원이 위도가 근접한 연천보다 매년 늦게 개화한 결과는 고도차로 설명될 가능성이 있다.
넷째, 실측 채밀량 자료가 없어 개화 시차 축소가 실제 생산량 감소로 이어지는 정도를 직접 검증하지 못하였다. 본 연구의 지표는 채밀 기회의 제약을 나타내는 운용 지표이며, 실측 생산량과의 연계는 후속 과제로 남는다. 아까시 벌꿀 생산량과 환경 요인의 관계는 Kim et al. (2022a)에서 다루어진 바 있으며, 개화기간 중 기상이 꿀벌 활동에 미치는 영향도 보고되어 있다 (Szabo, 1980).
이러한 한계에도 불구하고 본 연구는 개화일 자료를 이동양봉 경영의 언어로 번역하는 관점을 제시하였다는 데 의의가 있다. “2026년 개화가 평년보다 빨랐다”는 서술은 농가의 의사결정에 직접 활용되기 어렵지만, “2026년에는 6개 경유지가 동시에 개화하여 순차 채밀이 1곳으로 제한되었다”는 서술은 이동 일정 수립에 즉시 반영될 수 있다. 본 연구가 정의한 지표군은 개화일 자료만 갖추면 어느 경로에도 적용 가능하므로, Lee et al. (2023a)이 구축한 이동양봉 정보제공 시스템 및 주요 밀원 개화기 예측 기반 벌꿀 생산 모형 개발의 기초 자료로 활용될 수 있을 것이다. 특히 봉군의 실시간 위치 자료와 본 연구의 개화 시차 지표를 결합하면, 특정 시점에 어느 경유지가 개화 중이며 이동이 실익을 갖는지를 농가에게 직접 안내하는 의사결정 지원이 가능해진다.
적 요
본 연구는 이동양봉 경유지 6개 지역 (창녕·안동·천안·이천·연천·철원)에서 2024년부터 2026년까지 3개년 연속 관측된 아까시나무 개화 시작일 18건만을 이용하여, 이동양봉이 전제하는 개화 순서 조건과 간격 조건의 성립 여부를 검증하였다. 개화 순서는 연도 간 순위상관이 0.812~0.986으로 안정적이어서 남에서 북으로 향하는 경로 자체는 계획 가능한 것으로 나타났다 (정확 순열검정, 2025~2026년 p=0.0056, 2024~2026년 p=0.0361). 그러나 개화전선의 위도 기울기는 2024년 5.78일 °lat-1, 2025년 7.82일 °lat-1이었던 데 비해 2026년에는 3.63일 °lat-1에 그쳤고, 최남단~최북단 개화 시작일 차이도 16일과 23일에서 2026년 12일로 좁아졌다. 개화 지속기간 13일 가정 시 동시에 개화하는 경유지 수는 2024년 6곳 중 5곳, 2025년 4곳이었으나 2026년에는 5월 12일에 6곳 전체가 동시에 개화하였다. 최소 체류일 13일을 가정할 때 순차 채밀이 가능한 경유지는 2024·2025년 2곳에서 2026년 1곳으로 줄었다. 위도 모형의 연도 간 이전 오차는 평균 7.34일, 지역 평년값 모형은 6.17일로 각각 13일 개화 구간의 56%와 47%에 해당하였다. 이상의 결과는 이동양봉의 경로는 여전히 계획 가능하나 그 일정은 공간·평년 정보만으로 계획할 수 없음을 보여주며, 당해 연도 기상을 반영한 동적 개화 예측과 밀원 다변화의 필요성을 시사한다.
Acknowledgments
본 연구는 농촌진흥청의 주요 밀원 개화기 예측 이용 벌꿀 생산 최적 모델 개발 (과제번호: RS-2023-00230940)에 의해 수행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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