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산 및 스페인산 동결화분 급여에 따른 서양뒤영벌의 봉군발달 효과

서 론

현대농업에서는 신선과채류의 연중수요와 공급에 부응하여 시설원예재배기술이 고도로 발달하고 있다. 그에 따른 작목다양화 및 재배면적확대와 함께, 약제처리에 의한 인공수분작업을 대체하고 친환경요소인 화분매개곤충을 이용한 고품질 저공해 농산물의 안정적 생산에 대한 요구도가 증가하고 있다. 그중에서도 시설원예재배작물의 가장 효율적이고 자연적인 수분곤충자원으로서 뒤영벌(호박벌)류의 개발이용방안에 대한 중요성이 대두되고 있다.

뒤영벌(Bumblebee)은 꿀벌처럼 사회성 곤충으로서 식물의 꽃을 방문하여 꿀과 화분을 모으는 방화곤충이며, 식물의 수분작용을 돕는 화분매개곤충이다. 그러나 꿀벌이나 다른 꽃벌보다 더 길게 발달한 혀를 가지고 있으며, 따라서 꿀벌이 기피하거나 꽃꿀을 빨아먹기가 어려운 꽃자루가 길고 좁게 발달한 꽃에서도 방화활동이 가능하다. 뒤영벌의 여왕벌과 일벌은 꽃을 방문할 때 진동채이행동(Buzz foraging behavior)을 한다. 진동채이행동이란 꽃의 수술을 큰턱으로 깨물고 돌면서 흉부의 근육을 진동시키면 화분이 낙하하여 암술머리에 도달하게 되고, 이때 몸에 빽빽이 난털에 화분을 묻히고 뒷다리에 다시 모아서 벌집으로 운반하는 것을 말한다. 또한 꿀벌보다 활동반경도 좁아서 온실이나 비닐하우스 내에서 잘 적응하며, 5-6℃의 낮은 온도에서도 방화활동을 시작하므로 시설원예작물은 물론 과수의 화분매개곤충으로서 적합하다(Kwon, 2003).

뒤영벌류의 방화효과는 일찍이 Darwin(1895)이 보고한 이래, 서양뒤영벌(B. terrestris)의 실내 계대 사육의 확립에 관한 많은 연구(Roseler, 1985; Van Heemert et al., 1990; van den Eijinde et al., 1991)와 실용화에 대한 연구(Ptacek, 1991, Duchateau, 1991; Gretenkord and Drescher, 1997; Yeninar and Kafanoglas, 1997, Hannan et al., 1998; Wada and Kurihara, 1992)가 활발하게 이루어져 유럽 등지에서는 이미 상품화되고 있는 실정이며, 미국, 캐나다에서도 상품화되어 한국, 일본, 대만, 중국, 멕시코, 아르헨티나, 우루과이 및 튀니지에서 수입하여 사용하고 있다(de Ruilter, 1997; Dafni, 1998; Masashiro, 2000; Velthuis and Doorn, 2006). 우리나라에서도 시설재배면적이 증가하면서 1994년에 처음으로 2,300봉군의 서양뒤영벌(Bombus terrestris L.)이 수입되기 시작하였고, 이에 국내에서는 2003년부터 서양뒤영벌 대량증식기술 확립으로 자체 생산하여 2015년에는 105,000봉군 중 90%인 95,000봉군이 자체 생산된 것으로 추정된다(Yoon, 2017).

하지만 국내생산업체 및 연구기관에서는 뒤영벌의 산란율, 농가보급용 봉군형성율 저조 및 실내증식에 필요한 화분, 설탕 등 먹이 가격의 폭등으로 인해 생산단가는 높아지는데 비해 생산업체 상호간 공급가격 경쟁으로 공급단가는 점점 낮아져 큰 어려움을 겪고 있는 실정이다.

뒤영벌의 실내대량증식에는 다양한 실험과 연구를 통해 먹이를 공급하는 방법이 다르긴 하지만 일반적으로 꿀벌에서 얻어지는 화분과 꿀을 사용하고 있는데(Griffin et al., 1991; Ono et al., 1994; Tasei and Aupinel, 1994; Hannan et al., 1998), 가장 많은 재료비를 차지하는 것은 화분이다. 국내에 수입되는 중국산 건조화분은 영양상태나 7-10K gray에 이르는 고준위 감마선으로 인해 신선한 화분에 비해서 질이 많이 떨어져 뒤영벌 사육에 적합하지 않다(Choi, 2001). 이에 스페인화분은 동결상태로 고준위 감마선 없이 수입되어 국산 동결화분에 비해 가격이 33%정도 저렴하고 품질이 많이 떨어지지 않아 국산동결화분과 뒤영벌의 봉군 발달 정도를 비교 실험하여, 뒤영벌의 실내대량증식의 기초자료를 제공하고자 하였다.

재료 및 방법

결과 및 고찰

국산동결화분과 스페인산화분으로 먹이를 달리하여 급여한 결과, 산란율은 스페인산동결화분을 급여한 실험구가 80.0%, 국산동결화분을 급여한 실험구가 78.9%로 스페인산동결화분을 급여한 실험구가 좀 더 높게 나타났지만 통계적 유의성은 없는 것으로 나타났다(t=-1.000, p=0.374). 그러나 봉군형성율은 스페인산동결화분을 급여한 실험구가 76.7%, 국산동결화분을 급여한 실험구가 70.0%로 나타나(Fig. 1) 통계적으로 유의성이 있는 것으로 나타났으며(t=-3.447, p=0.026), 스페인동결화분 급여시 다소 높은 봉군형성율을 보였다.

Fig. 1.

Comparison of oviposition and colony foundation rates in mass-production of B. terrestris fed by domestic and Spanish pollens as different nutritional sources.

국산동결화분과 스페인산화분으로 먹이를 급여하여 첫산란까지 소요된 일수를 조사한 결과, 국산동결화분 급여구가 3.1±0.2일, 최대 10일, 최소 1일, 스페인산화분 급여구는 3.3±0.4일, 최대 9일, 최소 1일로 국산동결화분 급여구가 첫산란일까지 소요일수가 좀 더 짧게 나타났지만(Table 1), 통계적 유의성은 없는 것으로 나타났다(T-test: t=-0.944, p=0.399).

Table 1.

Feeding effect of different pollen sources on the first oviposition date and the colony foundation date of queen in B. terrestris

봉군형성일수를 살펴보면, 국산동결화분을 급여한 실험구가 45.2±0.7일, 최대 59일, 최소 39일, 스페인산동결화분을 급여한 실험구가 47.1±0.5일, 최대 56일, 최소 41일로 국산동결화분을 급여한 실험구가 좀 더 빠르게 봉군이 형성되었으며(Table 1), 통계적으로 유의한 것으로 나타났다(T-test: t=-3.915, p=0.017).

국산동결화분과 스페인산동결화분 먹이를 달리하여 성충벌의 출현일수를 살펴보면, 일벌의 첫 출현일수가 국산동결화분 급여구는 23.0±0.5일, 최대 29일, 최소 17일, 스페인산동결화분 급여구는 25.4±0.2일, 최대 36일, 최소 17일로 국산동결화분 급여구가 빠르게 조사되었으며 통계적으로도 유의한 차이를 보였다(T-test: t=-7.6832, p=0.002). 수벌의 경우에도 국산동결화분 급여구 79.7±1.7일이 소요되어 스페인산화분 급여구가 80.3±2.0일보다 좀 더 빨리 출현하였으나 통계적으로는 차이가 나타나지 않았다(T-test: t=-0.408, p=0.704). 새여왕벌 출현일수는 국산동결화분 급여구가 69.1±1.6일, 최대 81일, 최소 61일로 스페인산동결화분 급여구의 73.3±0.6일, 최대 88일, 최소 63일보다 더 빠르게 나타났으며, 통계적으로도 유의성한 것으로 확인되었다(T-test: t=-4.665, p=0.01). 따라서 전반적으로 국산동결화분 급여구에서 스페인산동결화분 급여구보다 성충벌 출현 소요일수가 다소 짧은 것으로 조사되었다(Table 2).

Table 2.

Feeding effect of different pollen sources on the adult caste emergence date in a colony of B. terrestris

국산동결화분과 스페인산동결화분 먹이를 달리하여 성충벌의 마리수를 조사한 결과, 일벌 출현수는 국산동결화분을 급여한 실험구는 290.7±3.3마리, 최대 441마리, 최소 131마리이었으며, 스페인산동결화분을 급여한 실험구는 332.3±8.5마리, 최대 618마리, 최소 204마리로 나타났다. 따라서 스페인산동결화분 급여구에서 국내산동결화분 급여구 보다 일벌 출현수가 많았으며 통계적으로도 유의한 차이가 있는 것으로 분석되었다(T-test: t=-7.899, p=0.01). 수벌은 국산동결화분 급여구는 300.9±8.1마리, 스페인산동결화분을 급여한 처리구가 315.0±13.3마리로 처리구간의 통계적 유의성은 확인되지 않았다(T-test: t=-1.561, p=0.194). 여왕벌의 경우는 국내산동결화분 급여구에서 155.3±4.6마리가 출현하였고, 스페인산동결화분을 급여한 처리구는 154.5±2.2마리가 출현하였으며(Table 3), 통계적으로 유의성은 나타나지 않았다(T-test: t=0.259, p=0.808).

Table 3.

Feeding effect of different pollen sources on the composition of adult caste in a colony of B. terrestris

화분의 영양가치는 건조, 기간, 저장 상태에 따라 영향을 받는데, 특히 건조 화분은 벌의 성장(머리, 가슴, 배)과 난괴 형성, 그리고 봉군 발달에 매우 나쁜 영향을 미친다는 보고(Levin and Haydak, 1961, 1963; Hagendorm and Moeller, 1968)와 사회적 곤충에서 여왕벌과 일벌의 분화는 영양학적 요인과 사회적 요인에 의한 것이라는 보고가 있다(De Wide and Beetsma, 1982; Wheeler, 1986). 뒤영벌의 새여왕벌 출현은 먹이 요인과 외역 및 내역 역할을 하는 일벌 마리수, 그리고 여왕벌의 존재와 연관이 있다고 한다(Pomeroy and Plowright, 1982; Duchateau and Velthuis, 1988). 하지만 호박벌에 대한 화분의 영양가치에 대한 정보는 거의 없는 실정이다. 따라서 국내산화분과 스페인산화분의 급이에 따른 두영벌의 봉군형성율의 영양학적 차이에 대한 영향은 앞으로 더 연구가 진행되어야 할 것이다.

뒤영벌 상업적 대량사육에 있어 가장 많은 비중을 차지하는 사육 재료비는 화분으로 국산동결화분의 가격이 너무 높아 뒤영벌 연구기관 및 생산업체들이 많은 어려움을 겪고 있는 실정이다. 화분가격은 점점 높아지는데 반해 뒤영벌 농가보급 사육통 가격은 몇 년 전에 비해 점점 하락하고 있어 상업적 대량사육에서 사육 단가를 낮추는 연구를 계속하고 있다. 국산동결화분의 가격은 2017년 곤충연구소 구입 단가로 35,000원/kg, 스페인산동결화분은 20,000원/kg으로, 국산동결화분이 스페인산보다 1.4배높다.

위 결과를 종합해보면, 스페인산동결화분을 급여한 실험구가 국산동결화분을 급여한 실험구보다 산란율과 봉군형성율이 높고, 새여왕벌출현수는 낮게 나타났지만 일벌출현수와 수벌 출현수가 높게 나타났으며, 스페인산동결화분이 국산동결화분에 비해 구입단가가 57%나 낮아 뒤영벌 상업적 대량사육에는 더 적합한 것으로 사료된다.

적 요

뒤영벌의 실내대량증식을 위해 단백질원인 화분과 에너지원인 설탕물을 먹이로 공급한다. 이에 국산동결화분과 스페인산동결화분으로 먹이를 달리하여 급여한 결과, 산란율은 스페인산동결화분을 급여한 실험구가 80.0%로 국산동결화분보다 높게 나타났고, 봉군형성율 역시 스페인산동결화분이 76.7%로 국산동결화분보다 높게 나타났다. 성충마리수는 스페인산동결화분을 급여한 실험구가 일벌, 수벌마리수가 국산동결화분에 비해 높게 나타났고, 여왕벌 마리수는 국산동결화분을 급여한 실험구가 좀 더 높게 나타났다.

이에 스페인산동결화분이 국산동결화분에 비해 구입단가가 57%나 낮고, 봉군형성율 및 일벌마리수가 높게 나타나 뒤영벌의 상업적 대량사육에 더 적합한 것으로 사료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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